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불가역적 해체'를 확인할 사찰단 방북을 초청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7일 평양 방문에서 논의된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는 이 사찰단 등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이날(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지난 5월 24일 북미 정상회담을 보름여 앞두고북한이 '선(先)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해외 전문가들의 사찰·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폐기됐다고 북한이 발표한 지 5개월이 지난 풍계리 핵실험장을 이제 와서 검증하겠다는 것이지만, 북한의 이번 사찰 허용은 향후 이어질 비핵화 조치들에 대한 검증 작업의 물꼬를 트는 것일 수 있어서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성과를 설명받은 후 청와대가 밝힌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라는 표현을 다시 곱씹게 되는 이유다.
북한은 지난 9월 평양 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5조 1항)하며, 또한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5조 2항)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6.12 센토사 합의에 담긴 △새로운 북미관계 △지속적 안정적 평화체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을 재확인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장소·날짜 등 '옵션'을 구체화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이같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성과에 대해 북미 양국 정상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평양에서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싱가포르 정상 합의에서 진전이 이뤄졌다. 나는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전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6.12 (북미) 공동성명 이행에서 진전이 이룩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하고, 이를 위해 진심어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하며 인사를 전해주기 바란다"고 말하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문제 해결과, 지난 회담에서 제시한 목표 달성에서 반드시 큰 전진이 이룩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8일자로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매우 생산적이고 훌륭한 담화를 진행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할수 있게 된 데 대해 높이 평가하며 만족을 표시했다"면서 "백화원 영빈관 오찬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과 북미관계 발전을 위해 쌍방 사이에 의사소통과 접촉내왕을 더욱 활성화해 나갈 데 대한 흥미진진한 의견들이 교환되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사이의 회담 내용과 관련해 통신은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하고있는 (한)반도 지역 정세에 대해 평가하고, 비핵화 해결을 위한 방안들과 쌍방의 우려 사항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으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양국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통보하고 진지한 토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양국 최고수뇌들 사이의 튼튼한 신뢰에 기초하고 있는 북미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앞으로도 계속 훌륭히 이어져 나갈 것"이며 "조만간 제2차 북미 수뇌회담과 관련한 훌륭한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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