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에 도착,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와의 협상 일정을 시작했다. 그의 방북 성과는 같은날 저녁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 정부에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오전 첫 순방지인 일본에서 평양행 비행기를 타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후 미 <블룸버그>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오전 중에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중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또는 리용호 내각 외무상 등 자신의 '카운터파트'를 만나 비핵화 협상과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논의 등을 진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 역시 이같은 협상 내용에 대해 확약을 받기 위한 성격으로 풀이된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선(先)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북한과, 핵 신고를 우선하는 미국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통해 드러난 한국 정부의 중재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의 핵 신고는 나중으로 미루되,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을 교환 대상으로 하자는 제안이다.
이같은 비핵화 협상에서의 성과를 전제로, 북미 양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등 일정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일본행 비행기 안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일정을) 못박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옵션(조건)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8월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한 차례 무산됐을 때와는 달리, 미국은 이번 방북을 앞두고는 사전 협의에 힘을 쏟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방북은 일단 만나서 협상을 벌이는 형식이 아니라, 사전 조율을 대강 끝낸 후 직접 만나서는 확인만 거치는 성격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일정 정도의 성과를 이미 담보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북미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이미 큰 틀에서 접점을 찾은 상태라는 관측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방북 후 서울을 찾아, 저녁 7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어 8시부터 강경화 장관과 실무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성과가 공유되고, 비핵화 협상과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 한미 간의 역할 분담 등이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날인 8일 베이징(北京)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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