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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北 큰 양보, 美 큰 보상하면 세상 뒤집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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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北 큰 양보, 美 큰 보상하면 세상 뒤집어질 것"

"북미 정상회담 하면 종전선언 한다…판문점이 최적"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과감한 빅딜(big deal)'을 재차 주문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장소와 시기 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북미 간의 본질적인 '주고받기'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언급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에 이어 핵탄두의 선(先)폐기 또는 반출 등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문이 핵심이다.

문 교수는 28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이나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하고 싶어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서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야 되고, 특히 미국 대통령이 적대적 국가의 지도자와 하는 정상회담은 미국이 상당히 (준비에) 공을 많이 들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그러나 중간선거 전이나 후나 차이는 없다고 본다"며 "만약 폼페이오 장관이 중간선거 전에 평양을 방문해서 2차 정상회담에 대한 합의를 하고, 거기서 북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윤곽만 가져오더라도 중간선거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만약 폼페이오 장관이 가령 10월 내로 (북한에) 가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큰 틀을 짜 놓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큰 것을 양보하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큰 것, 예를 들어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경제제재 부분 완화 같은 것에 동의한다고 하면 세상은 뒤집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양보할 큰 것'에 대해 문 교수는 영변 핵시설 폐기에서 더 나아가 부분적일지라도 핵탄두의 선제적 폐기를 들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 이 모든 것을 깨뜨리는 것은 결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며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동결-신고 등으로 이어지는) '초기 조치' 과정을 겪지 않고 영변의 핵시설·물질을 전부 영구적으로 폐기할 뿐 아니라 핵물질과 핵폭탄, 핵탄두에 대해서 전부가 아니라도 부분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것을 전면에, 초기에 들고 나올 경우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금 미국과 북한 사이에 논의되는 식으로 동결-신고-사찰-검증-폐기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부지하세월이다. 그 과정에서 불신은 더 쌓이게 되고 판은 깨질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핵탄두의 선제적 폐기 같은 북측의 과감한 조치가 있다는 전제에서 "그렇게 되면 (북미 간) 수교까지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전망하며 "정치적으로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완전한 인정을 해 주고, 그 단계가 되면 북미 간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하고, 군사적으로도 종전선언에 이어서 소위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등 구체적 협상이 들어가면서 그 안에서 불가침 조약 같은 것도 체결이 되고, 경제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취하고 북한이 IMF나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같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북한을 국제 경제체제의 정상적 일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등 북한이 원하는 보상이 주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미국 조야에 만연한 북핵 회의론이 걷혀가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하며 "최근에, 특히 이번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북미 교착상태가 깨지는 것을 계기로 가능성이 보인다. 이번 '평양 선언'에서 얘기했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유관국가 참관 하에 폐기하겠다는 것, △특히 영변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상당히 참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 내 여론에) 조금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북이 선제적으로, 미국이 깜짝 놀랄 조치를 취하면" 협상 상대방인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그 배후인 미국 여론까지 움직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북에서 미국 국민이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는 '통 큰' 제안이나 양보를 했을 경우에 저는 미국은 초당적으로 간다고 본다"면서 "안 풀리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미우니까 트럼프의 대북정책에도 비판적으로 나오는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뭔가 '딜'이 된다? 북에서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의 경로로 간다?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가 입장이 바뀔 것이고 CNN도 바꿔 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여론도 바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교수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는 "판문점이 제일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2차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당연히 종전선언을 해야 된다"며 "종전선언은 남북미 3자가 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하기에는 판문점 이상 좋은 자리는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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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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