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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경제사범 최태원 회장 '구명 운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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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경제사범 최태원 회장 '구명 운동' 논란

"비판 겸허히 인정…누구든 법 어기면 공정하게 처벌 받아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2003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던 사실이 30일 새삼스럽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안 원장은 재벌 2~3세와 벤처 기업인들의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V-SOCIETY)' 회원이었는데, 같은 모임 회원이었던 최 회장을 위해 2003년 4월 법원에 제출된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이미 공개됐던 사실이지만, 지난 2월 강용석 당시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안철수의 거짓말'이라는 글로 다시 관련 사실을 환기시켰고, 30일에는 <노컷뉴스>가 이 사실을 다시 보도했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얘기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안 원장의 출마선언이 임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안철수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원장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관련 사실을 시인하며 "이 일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브이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최태원 구명운동' 했었다

안 원장과 최태원 회장이 함께 속해 있던 브이소사이어티는 2000년 9월 설립된 주식회사 형태의 모임이다. 재벌 2~3세와 벤처 창업자들이 함께 만든 모임으로 초대 주주가 바로 최태원 회장이었다.

최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등 재벌 2~3세와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등 벤처 창업자들이 그 구성원이다.

최 회장이 분식회계 등으로 구속되자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최 회장이 국가의 근간산업인 정보통신, 에너지 산업을 부흥시켜 왔다"며 "모든 책임을 지더라도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이쓴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연합뉴스

최 회장은 당시 1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에 구속돼 있었고,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최 회장은 안 원장 등의 탄원서가 접수되고 5개월 뒤인 같은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최 회장은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을 확정받았고, 8.15 특별사면을 받았다. 최 회장이 받은 '징역 3년'은 최 회장 외에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받았던 것과 동일하다.

징역 3년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이라는 점 때문에 이같은 '일률적 판결'이 실제로는 재벌 총수가 '감방생활'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한 사법부의 '재벌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재벌과 그 총수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안 원장이 최 회장의 탄원서에 서명한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점에서 뒤늦게 관련 사실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특히 안 원장이 자신의 저서 등을 통해 "경제범죄에 대해 사법적 단죄가 엄정하지 못하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가벼운 형을 선고하고 쉽게 사면해주는 관행도 바뀌어야 정의가 선다"고 주장해 온 것과 최 회장에 대한 '선처 호소'가 비교되고 있다.

이날 관련 내용을 보도한 <노컷뉴스>는 "정의를 화두로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등 사실상 대선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안 원장이 재벌 총수의 구명을 위해 힘쓴 이력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 2월 관련 내용을 '찰스의 거짓말' 시리즈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강용석 전 의원도 "찰스(안 원장)가 떠오르기 시작한 건 재벌 비판하고 젊은 사람들의 고뇌를 함께하는 이미지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막상 찰스는 재벌 흉내를 많이 냈던 것 같다"며 "입회비만 2억 원인 재벌모임의 핵심 멤버였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서명 이후 적절한 것이었는지 생각해 왔는데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

안 원장은 이날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비판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안철수 원장은 "벤처소사이어티는 대기업 관계자들과 벤처기업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벤처 육성에 도움이 되고자 만들어진 단체였고 저도 그 취지에 공감해 동참했다"며 "2003년 당시 벤처소사이어티의 회원인 최태원 SK 회장이 구속되자,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고 회원 전체가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이어 "10년 전의 그 탄원서 서명에 대해 당시에도 부담을 느꼈고, 내내 그 일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생각해 왔다"며 "인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안 원장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은 한국 경제에서 역할을 해 온 것은 사실이나, 그 역할과 비중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지금 누구든 법을 어기면 공정하게 처벌받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는다"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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