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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움직인 '김정은 편지'…북미 '빅딜'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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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움직인 '김정은 편지'…북미 '빅딜' 재시동

볼턴 "연내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적으로 가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4번째 친서를 보내 2차 정상회담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북미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받았다"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친서의 주요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열려있으며 이미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라고도 했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질적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친서를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편지"이며 "우리가 만들고 싶어 하는 북미 관계 진전의 추가적인 증거"라면서 "대화와 진전을 지속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2차 정상회담 장소가 워싱턴DC가 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우리는 뭔가 일어나길 원하며, 이미 실현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의 반응을 종합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비핵화 실무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교착을 정상 간 담판을 통해 돌파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통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내에 비핵화를 실현하면 좋겠다"고 시간표까지 제시한 만큼, 정상 차원에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필요해졌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9.9절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동원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는 대단히 의미가 크고 긍정적인 북한의 성명"이라며 "서로를 좋아하는 두 사람의 대화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사실상 수용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보수단체 '연방주의자 협의회' 행사에 참석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올해 어느 시점에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것처럼 비핵화를 하려 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그 정권에 문을 열어두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을 그 문으로 들어오게 만들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또한 "만약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비핵화를 한다면, 그들은 북한에서 매우 다른 종류의 삶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기자들과 따로 만나 "김 위원장이 이달 하순 유엔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18일부터 열리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계획을 밝히면, 이를 바탕으로 북미가 연내 적절한 시점에 2차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남북 정상회담 → 한미 정상회담 →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4차 방북 → 연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수순이 예상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KBS 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난 뒤에 거기서 나온 비핵화와 관련된 북한의 입장 변화나 전략정책 방향에 대해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을 하지 않겠나"며 "핵물질 신고 및 사찰 문제와 관련돼 언제까지 북한이 움직일 것인지 답을 듣고 종전 선언 문제도 언제까지 답을 주겠다는 전체 틀을 짠 뒤에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적으로 처한 정치 환경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정부 내 난맥상을 담은 밥 우드워드의 책 <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가 발간된 데 이어, 고위 관리가 <뉴욕타임스>에 익명 기고한 파문으로 국면 전환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활용해 국면 전환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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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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