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말씀하시길, 빛이 있으라 하니 밝은 빛이 생겨났다.' 성경 첫 구절에 따르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우주가 만들어졌다. 맨 처음 창조의 행동이 곧 의사소통의 행동이었다는 말이다."
니콜라스 카를 존경하게 된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덕분이었다. 미래학에 대한 그의 관점은 상당 부분 사고체계를 지배한다. 친절을 제쳐두고 건너뛴다.
새 책 <슈퍼블룸>이다. 역사적으로 전자 매체의 영역 확장은 3단계를 거친다.
1단계다. 기계는 전통적인 의사소통 시스템을 규정짓는 운송 또는 운반의 역할을 맡았다. 전선이나 전파를 이용하여 메시지와 다른 콘텐츠를 전송하며 인간 운반원을 대체했다. "그들의 선은 세상 모든 곳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들의 말씀은 세상의 끝까지 나아갔다." 1899년,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통신선 개설을 축하하는 <뉴욕 타임스>의 사설이다.
2단계다. 피드 알고리즘을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통합하며 편집 기능을 추가하고, 어떤 대상에게 어떤 콘텐츠를 전달할지 선정하는 데 있어 매체와 출판 전문가를 대체했다. "당신의 집 앞에서 죽어가는 다람쥐 한 마리는 지금 당장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보다 당신의 관심사와 관련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뉴스 피드의 탄생 근거를 설명하면서 사용했던 문장이다.
3단계는 지금 시작 중이다. 기계가 콘텐츠 생산에 직접 관여한다. 생성형 AI를 통해 IT기술의 매체 장악이 완성되었다. 기계가 콘텐츠를 만들고, 누가 그것을 볼지 선택하고, 그것을 그 사람 앞에 가져다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흐름은 과연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고 있는 걸까.
"매체의 민주화는 다원주의를 장려하기는커녕 권위주의적 움직임과 개인숭배를 쉽게 하는 정보 환경을 만드는 모순을 범했다. 강력한 포퓰리스트 리더가 집단 정체성의 토템이자 인간 밈이 되어 그 사람의 이미지와 말이 소셜 미디어로 공유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선동가의 성공이 명확한 근거다.
몇 군데 글을 모아놓다 보니 정교함은 약해보인다. 그럼에도 한숨에 읽히고 그는 여전히 경세가임에 분명하다.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자기 신조에 따라 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신조, 아니면 컴퓨터의 코드에 따라 살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족 하나. 왜 <와이어드>는 번역 출간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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