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부산지역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독립 공사에서 통합 기관의 지역지사로 전환될 경우 부산항의 투자와 의사결정 권한, 항만별 전문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정부는 지난 3일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기능은 같지만 지역별로 나뉜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해 국제 항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가칭 '한국항만공사'를 두고 기존 항만공사를 지역지사 형태로 재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항만마다 기능과 배후 산업이 다른 만큼 단순한 조직 통합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부산항은 동북아 컨테이너 환적 허브,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울산항은 에너지·액체화물, 여수광양항은 철강·석유화학 물류에 각각 특화돼 있다.
부산시의회도 공식 대응에 나섰다.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4일 '전국 4대 항만공사 강제통합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하나의 기관이 항만별 투자와 재원을 조정할 경우 부산항의 적기 투자가 지연되고 항만별 자율성과 전문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의안은 오는 11일 본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과 부산지역 시민사회에서도 통합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법인 자체를 합치기보다 공동구매와 정보시스템 연계, 공동사업 확대 등 항만공사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 일각에서는 통합이 불가피하다면 가칭 한국항만공사 본사를 부산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항의 물동량과 해운·물류산업 집적도를 고려하면 통합 기관의 중심 역시 부산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정부는 통합 공사 본사 소재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해양수산부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통합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논쟁의 초점은 통합 자체를 넘어 부산항의 투자·의사 결정 권한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지와 통합 공사의 본사를 어디에 둘지로 옮겨갈 전망이다. 정부가 내세운 효율성과 국제경쟁력 강화가 부산항의 독립성과 현장 대응력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체화될지가 관건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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