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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지 조성 '전북 배제 책임'에 전북자치도민은 자유로운가? [이춘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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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지 조성 '전북 배제 책임'에 전북자치도민은 자유로운가? [이춘구 칼럼]

정부의 반도체 기지 조성에서 전북이 배제된 책임 논쟁이 정국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특별히 8월 17일 당 대표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전북의 반발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월 29일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기지 조성 대상지에서 전북을 배제한 채 전남광주를 지정하자 전북 도민은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전북 정치권과 단체들이 비판적 입장을 발표했으며, 지역 언론도 사설 등을 통해 반대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동학민주주의와 도민주권주의를 지지하는 필자 생각으로는 궁극적으로 도민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최종적인 정치적 책임은 주권자에게 귀속된다.” 이는 장 자크 루소의 일반의지론이나 현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도 연결되는 정치철학이다.

현실 정치에서 정부의 정책 결정 책임, 정치권의 대표 책임, 지방행정의 전략 책임, 주권자의 선거와 감시 책임을 층위별로 나누어 살펴야 한다.

중앙정부는 국가 전략 수립과 지역 선정 기준, 균형발전 정책 등에 직접 책임을 갖는다.

전북 정치권은 정보 파악과 정부 설득, 국회 활동, 정치력에 직접 책임을 진다. 전북자치도 행정은 전략 수립과 사업 준비, 대응력 등에 직접 책임이 있다.

주권자인 도민은 대표 선출과 감시, 여론 형성, 지역 미래 선택 등에 궁극적인 책임을 갖는다.

여기서 정치와 행정이 실패했다면 그것은 대표자의 실패인 동시에 주권자의 민주적 통제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도민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힘을 깨우는 것이다.

정부는 정치적 명분이 있는 곳에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는 행정통합, 초광역경제권, 국가균형발전 등을 중요 정책으로 강조했다.

전남광주는 주권자인 시민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정부 정책에 따르는 결정을 신속하게 한 것이 반도체 기지로 선정될 수 있었던 큰 이유이다.

전남·광주 때문에 전북이 탈락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남광주는 정부 정책 방향과 발맞추는 전략을 선택했고, 전북은 그 대응이 없었거나 상대적으로 늦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교훈은 반도체 하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은 국가 전략을 미리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또한 정부가 지원할 명분을 스스로 찾아야 하며, 행정통합도 긴급한 사안임을 인식하고, 도민이 직접 정책을 생산하는 길로 가야 한다.

반도체기지 전북 배제 사태를 보면서 도민주권정부를 더욱 더 굳건하게 세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먼저 전북도민 스스로 도민주권 역량을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 도민의 공론의 장을 활성화하고, 정책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며, 정책 이해 교육 확대와 예산 감시 활동 등도 펼쳐야 한다.

다음으로 미래전략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정부 정책을 미리 분석하는 '국가전략 대응 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

셋째 반도체 하나에 머물지 말고, 피지컬AI를 비롯해 로봇, 에너지, 우주항공, 방위산업, 바이오, 농생명 산업 등 전북 미래 국가사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넷째 행정통합에 대한 도민 공론화가 절실하다. 찬성과 반대를 넘어 전북의 생존, 균형발전, 산업, 재정, 청년 일자리, 생활권, 그리고 국가 경쟁력과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충분한 토론이 시급하다.

다섯째 정치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선거 때만 평가하지 말고 연중 의정활동, 공약, 예산 확보, 국가사업 유치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 평가하고, 미래지도자 양성에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

이춘구 칼럼니스트(前 KBS 모스크바 특파원)ⓒ

민주주의에서 주권자는 심판자이면서 동시에 설계자이다.

정치가 지역의 미래를 놓쳤다면 정치인은 직접 책임을 져야 하고, 행정은 전략 부재를 성찰해야 하며, 주권자인 도민 또한 누구에게 권력을 맡길 것인지, 어떻게 감시하고 견제할 것인지를 돌아봐야 한다.

이번 반도체 기지 논란은 특정 개인이나 기관만의 실패가 아니라, 전북 공동체 전체가 미래 전략과 민주적 역량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경고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책임 공방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음 국가 전략에서는 전북이 명분과 준비를 갖춘 지역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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