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반도체 메가 팹 조성과 연계된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정부가 지난달 17일 첫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 이어 오는 28일 제2차 선정위원회를 열어 이전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지만, 핵심 당사자인 무안군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11월 최종 부지 선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무안군에 따르면 정부 부처 방문 결과와 범군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참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결조건 이행에 대한 정부와 관계기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불참을 최종 결정했다.
군은 그동안 군공항 이전의 전제 조건으로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이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1조 원 규모 재정 지원 ▲국가 차원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 등 '3대 선결조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무안군이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군공항 이전사업의 추진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점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약 800조 원 규모 반도체 메가 팹 부지로 광주 군공항 부지가 추진되면서 기존 군공항 이전사업은 반도체 국가전략사업과 연계되는 새로운 구조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가 군공항 부지 개발이익을 활용해 무안군에 1조 원 규모를 지원한다는 기존 구상은 사실상 실효성을 잃게 됐다. 토지 매각 이후 발생하는 개발이익이나 잔여 재원을 무안군에 지원할 법적·제도적 근거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무안군이 기대했던 핵심 보상 방안이 공수표로 전락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인식이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국가산단 조성과 분산에너지 특화사업 등 각종 지원을 언급하면서도 기존 절차와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 무안군이 요구하는 특례 지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 역시 사업의 조속한 추진만 강조할 뿐 주민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책이나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때문에 무안군은 구두 약속만으로는 주민과 범군민대책위원회를 설득할 수 없다며 지원 규모와 추진 일정, 책임 주체를 명시한 정부의 공식 서면 확약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선결조건에 대한 구체화나 실질적인 대안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정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정부와 국방부는 속도전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무안군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역발전 대책과 명확한 지원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전남광주특별시는 오는 11월 최종 이전부지 선정을 목표로 주민투표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 대상지인 무안군이 선정위원회 불참을 공식화하며 사실상 배수진을 친 만큼, 정부가 무안군이 요구하는 "3대 선결조건"에 대해 어떤 수준의 해법을 내놓느냐가 군공항 이전은 물론 호남권 반도체 메가 팹 국가사업의 향배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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