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이기대공원 초입에 추진돼 온 고층 아파트 건립사업이 감사원 예비감사 중 승인되면서 '임기 말 허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29일 부산시보 고시와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남구청은 부산 남구 용호동 973번지 일원 공동주택 신축공사에 대한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해당 사업은 이기대공원 초입 2만3158㎡ 부지에 지상 25층 2개동, 288세대 규모 공동주택을 짓는 내용이다. 사업자는 오는 10월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승인 시점이다. 이 사업은 경관 훼손과 공공성 부족 논란으로 시민단체가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현재 예비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그런데도 민선 9기 출범을 불과 앞둔 시점에 현 남구청이 사업계획을 승인하면서 새 구정이 검토할 여지를 남기지 않은 채 부담스러운 개발 현안을 임기 말에 처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기대 일대는 광안대교와 오륙도,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는 부산의 대표 해안경관 축이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공 조망자원이라는 점에서 고층 공동주택이 들어설 경우 경관 사유화와 난개발 논란은 불가피했다.
사업계획은 지난해 심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됐다. 당초 28층 2개동, 308세대였던 계획은 25층 2개동, 288세대로 줄었고 건물 높이도 약 98m에서 89m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층수와 높이를 일부 낮춘 것만으로 핵심 쟁점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용적률은 기존 계획과 큰 차이가 없고 이기대 해안경관과 공공 접근성을 어떻게 보전할지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남아 있다.
부산경실련 등 시민사회는 앞서 이 사업과 관련해 부산시와 남구청을 대상으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청구 사유에는 상위계획과의 정합성, 경관계획과의 충돌, 주택사업공동위원회 통합심의 절차의 적정성, 공공성 확보 근거 등이 포함됐다.
감사원 판단이 나오기 전에 사업 승인이 먼저 이뤄진 점도 논란을 키운다. 행정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설명과 별개로 감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드러날 경우 이미 승인된 개발 절차를 되돌리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구청은 심의 조건에 따라 공개공지와 100㎡ 규모 근린생활시설을 고시에 반영했고 관련 규정에 따라 검토를 거쳐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절차상 문제가 없고 보완 요구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개공지와 일부 근린생활시설이 이기대 해안경관 훼손 우려를 상쇄할 만큼의 공공성을 갖췄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해당 공간이 실제 시민 이용에 얼마나 열려 있는지, 개발이익과 공공기여 사이의 균형이 맞는지도 향후 검증돼야 한다.
이번 승인은 단순한 공동주택 허가를 넘어 부산 해안경관을 누구의 자산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기대는 특정 사업자의 개발 부지이기 전에 시민들이 공유해 온 해안경관 자원이다.
민선 9기 출범 직전 이뤄진 남구청의 승인으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감사원 감사와 착공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부산시와 남구청은 허가 과정과 공공성 확보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행정 절차를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시민사회가 제기한 경관·공공성 우려까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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