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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와 강선우, 여기서 끝? 민주당은 '의인 3명'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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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병기와 강선우, 여기서 끝? 민주당은 '의인 3명'이 없나

[정희준의 어퍼컷] 박지원·박주민 외 침묵하는 민주당 의원들

"제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정말 이런, 이런 사람이 아닌데. 하,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강 의원은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궁금했나 보다. 궁금해할 필요 없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또 김병기 전 원내대표 앞에서 울먹였다. 가증스러운 연기다.

작년 강선우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불거진 보좌관 갑질 논란은 다채로우면서도 충격적이었는데, 2차 가해도 서슴지 않았고 일부 해명은 거짓이었다. 이번에도 거짓 해명으로 제명됐다. 문재인 정부 여가부 장관이었던 정영애는 강선우가 지역구 민원 해결을 요구했는데 여건상 어려워 "다음 기회에 꼭 협조하겠다"고 했음에도 "하라면 하는 것이지, 무슨 말이 많냐"며 여가부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고 폭로했다. 초선 의원 시절 장관에게 보복할 정도의 큰 그릇이었다.

내가 가장 어처구니없었던 것은 교수였던 그의 무단 결강이다. 2017년 대선 당시 성균관대 겸임교수였던 그는 약 5주간 수업에 가지 않았다. 수업 직전 일방적 휴강도 충격적이지만 녹음기를 틀어 강의를 때웠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했다. 한마디로 철면피다. 결국 학교 측이 임용 두 달 만에 사직 처리를 해야 했는데 사직 서류 제출을 요구하자 "바쁘니 여의도 당사로 와서 받아가라"며 위세를 부렸다. 담대한 인물이다.

그는 김병기와의 녹취록에서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정말로…"라고 말했는데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 정치를 왜 하나. 또 그는 김경 시의원에게 1억 원을 돌려주라는 김병기의 주문에 "만약 안 받는다면…"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한다. 김이 "던져놓고 나오든 어떻게든 하라"는 말에도 답을 않는다. 돌려주기 싫은 거다. 갑질이 몸에 밴 사람이고 권력을 휘두르는 데서 삶의 기쁨을 느끼는 인간이다. 비슷한 인물이 김건희다.

김병기와 강선우, 여기서 끝?

문제는 이런 민주당 정치인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선 김병기. 온 가족이 갑질, 횡령, 공천헌금 등 무려 열 가지의 혐의로 '비리의 종합백화점' 칭호를 들어 마땅한 인물인데 도무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질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아내가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유용해 썼다는 문제가 경찰로 넘어가자 경찰 출신 국민의힘 의원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엔 그 대가로 무엇을 주었을까. 해당행위이자 이적행위다.

다음은 김경 서울시의원. 다주택 등 부동산 투기 문제가 있었음에도 뇌물로 공천 받았다는 의혹의 인물이다. 이미 체육계와 종교계를 넘나들며 불법 당원 가입을 시도한 의혹이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의원도 있다. 김병기 아내에게 업추비 카드와 수천만 원을 상납하거나 거간꾼 노릇을 한 A, B, C, D가 있다.

'조직적'이다. 특히 이들 문제가 탄원서 등으로 인해 오래전 불거졌음에도 의원직을 유지했다는 사실은 민주당이 명절과 공천 때마다 뇌물이 수시로 오가는 정당임을 증명한다. 이쯤 되면 민주당은 비리집단이라 칭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돈이 오가는데 의리와 침묵으로 하나 된 정당?

침소봉대라고? 그렇다면 최근 국회에서 돈봉투, 횡령, 주식 차명거래, 부동산 투기, 거짓말 등의 이유로 구속, 제명, 탈당 등 문제가 된 사례를 보자. 21대와 22대 국회 기간 (아직 재판 중인 사건도 있고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판단되어 무죄를 선고받은 경우도 있지만) 민주당이 11명으로 국민의힘 6명을 압도한다. 과거 도덕성을 무기로 싸우던 정당이 지금 도덕성이 시궁창에 처박혔다. 무소속 의원 중 민주당 출신이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가.

당이 점점 이상해진 시점은 2004년 노무현 탄핵 역풍으로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면서부터다. 2016년, 2020년, 2024년 총선에서 연전연승했고 지금은 압도적 의석을 자랑한다. 그러나 비리 정치인도 많아졌다. 고기맛을 본 것이다. 소신 발언하는 정치인은 점차 사라졌다. 대신 생계형 정치인이 늘었다. 선수 쌓기가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정치인, 비리가 코앞에서 오가도 입 다물고 침묵하는 정치인만 늘었다. 왜? 그래야 다음 총선 공천에 유리하니까. 그렇게 의리는 민주당의 제일 덕목이 되었다.

과거 교수직에 임용된 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자'는 원대한 다짐을 한 적이 있다. 안 되더라. 결국 학교 울타리 안에서라도 부끄럼 없이 살자는 쪽으로 좁혀야 했다. 마침 그때 조한혜정 전 연세대 교수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가슴에 새긴 두 가지를 얻었다. 첫째 "욕 안 먹고 무슨 일을 해", 둘째 "세 명만 있으면 못 할 게 없다."

뜻을 함께 하는 교수들을 규합해 후배들 괴롭히던 선배들의 집합을 없애고, 뇌물과 다름 없던 명절과 스승의날 선물 없애고, 학위 취득 직전 통과세와도 같았던 논문심사비 관행을 없앴다. 선배 교수들과 갈등했고 학생회로부터 엄청난 욕을 먹었지만 정말 딱 세 명이 모이니 안 될 일이 없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일하시는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왜 명절과 공천 때 돈을 주고 받는 그 못된 버릇을 지금도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갑질과 특권은 또 왜 안 사라지는 것일까.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10명이 없어 멸망했다. 민주당은 3명도 없나

성경 창세기 이야기다. 하나님이 타락한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려 하자 아브라함은 악인 때문에 의인까지 함께 멸망할 수는 없다며 심판을 멈춰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결국 소돔과 고모라에 의인 10명만 있으면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아낸다. 결과는? 그 10명이 없어 소돔과 고모라는 유황과 불의 심판은 받는다.

지금 민주당엔 의인 10명이 있는가. 세상일 마음대로 안 되는 법이니 조한 교수의 말처럼 3명으로 줄여주겠다. 우선 박지원 의원. 한 인터뷰에서 김병기의 갑질과 숙박권 논란이 폭로되자 12월 25일 "보좌진 탓 할 문제 아니야…자숙해야"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다음 박주민 의원. 12월 26일 "나라면 당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고민할 것"이라며 사실상 원내대표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 그 다음? 없다. 많은 의원들은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며 발을 뺐다. 또 다른 의원들은 익명 뒤에 숨어 "멘붕," "초유의 일"이라면서도 김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발언은 끝내 하지 않았다. 비겁하다.

이들은 피감기관으로부터 자녀 결혼식 축의금을 받아 도마에 올랐던 최민희 의원과 관련해서도 입을 닫은 바 있다. 왜? 자기들도 받아야 하니까. 이번에도 많은 의원들이 "국정 동력 상실", "사적 복수", "300명 중 안 걸릴 사람 하나도 없다"며 김병기와 강선우를 "지키자"고 했다. 작년 강선우를 두고 "동지란 비 오면 함께 맞는 것"이라는 이도 있었으니 이들의 언어유희는 국민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의 의리를 위한 것임이 분명하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하면 된다. 자꾸 전체를 보자, 큰 틀에서 생각하자, 해봐야 결국 망하는 길이다. 지금 그 꼴이다. 사정없이 자르면 오토매틱으로 조심한다. 절대 안 받는다. 자꾸 봐주고, 쉬쉬하며 넘어가니 순하던 양도 사악해지고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김영란법이 왜 만들어졌나. 거절할 명분을 선사한 것이다. 이 좋은 것을 두고도 국회의원들이 왜 안 써먹겠나. 돈이 좋고 특권이 좋은 것이다.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10명이 없어서 멸망했다. 민주당은 의인 3명이 없는가.

▲강선우 의원(왼쪽)과 김병기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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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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