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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청산 시대인데, 부엉이 모임 계파 적폐가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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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청산 시대인데, 부엉이 모임 계파 적폐가 웬말?

친문 '부엉이 모임' 논란…계파 정치 고질병 비판

더불어민주당 친문 핵심 의원들의 비공개 모임인 ‘부엉이 모임’이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의 핵으로 떠올랐다. 소속 의원들은 사적인 친목 모임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계파 정치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모임 이름은 야행성 새인 부엉이처럼 밤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려진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바위'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전해철, 박범계, 박광온, 권칠승, 홍영표 의원 등 20~30여 명의 친문 성향 의원들이 멤버십을 갖고 비정기적 모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져 계파 정치의 부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전해철 의원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난 대선까지는 나름의 역할 하려고 했지만 대선 끝나고 나서는 친목 모임이 됐다"며 "공교롭게 전당대회 국면이 되니까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이 나오는데 조직적 실체는 없다"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 말기 외곽에서 만들어진 참여정부평가포럼과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실패한 이후 결성된 모임 등이 ‘부엉이 모임'의 유래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적으로 모임을 하려고 하면 또 친노, 친문 모임이라고 해서 조직적으로 하지 못하고 의원들끼리 이심전심으로 해왔던 것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도 4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엉이 모임은 패권이라든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 제 말씀을 믿어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당에 계실 때, 난맥상이 있을 때 빛나는 역할을 해주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든 모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 후보들 사이의 '교통 정리'가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사적인 모임에서 공적인 내용이 결정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의원은 "이번 전대 관련해서 부엉이 모임이 어떻게 위치해야 하는지, 어떤 위상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었다"며 "전대 이후 부엉이 모임의 새로운 위상 개선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저 스스로도 부엉이 모임 논의에 참가하지 않았다"며 "국민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면 전당 대회까진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내에서도 '부엉이 모임'에 대한 비판론이 적지 않다. 이종걸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부엉이 모임'을 향해 "우물가에서 물을 퍼야지 숭늉을 찾으면 안 된다"며 "우물가에 온 우리에게 국민들이 지시하고 지지해주고 있는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것부터 하고 그러고 난 다음에 나중에 집에 가서 숭늉도 끓여 먹고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도 "친문이니 그런 말들은 우리 당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파당으로 이어질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성격이 민주당 정부라기보다는 촛불 정권이다 보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높은 지지율로 인해) 자칫하면 당이 자만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노선이나 정체성이 맞는 사람들끼리 친해지고 그런 과정에서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야당에서 계파적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확대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친문과 비문 간 계파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공감한다"며 "굳이 친문과 비문이 아니더라고 당내에서도 문 대통령을 잘 지켜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자는 결의가 있다"고 말했다.

당 밖에서도 이 모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집권당은 대통령 권력에 치중하고 대통령 권력만을 위한 당 체제가 되기를 원하냐"며 "수평적 당, 청 관계가 되지 못하고 당내 갈등으로 이어지면 우리처럼 위험해지고 망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집권당의 핵심의원들이 이런 모임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정의당도 최석 대변인 역시 "이들의 활동 목적은 문재인 대통령을 밤에도 지키는 부엉이가 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대통령의 친위조직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지난 시절 최고 권력자에 기댄 계파모임이 정치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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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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