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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친문'을 넘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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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친문'을 넘어야 산다

[분석] '문심' 얻고 당대표…'추미애號'가 가야할 길

38세의 '세탁소 집 둘째 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1996년 총선에서 승리, 정치에 입문한다. 그리고 20년 만에 김 전 대통령이 만든 당에서 대표에 당선됐다. 추미애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제 2017년 대선을 책임지게 된다.

이른바 '문심(文心)'을 얻고 당선된 그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반노' 세력에 힘을 보탰던 뼈 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그런 그가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의 힘을 얻고 당대표에 당선된 것은, '친노'와 '친문'이 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 대표에게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탄핵 반대 입장이었다 표결 참여로 돌아선 '원죄'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같은 문제는 큰 고려 대상이 아닌 것 같다. 20대 국회에 표창원, 김병기, 조응천, 김정우 의원 등 '친노' 분류법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인사들이 대거 입성한 것도 한 몫 한다. '친노 그룹'이 이해찬, 안희정 등 유력 인사들을 중심으로 파편화된 것도 그렇다. '원죄'를 극복하고 대표에 오른만큼 이제 '친노'라는 표현은 더민주 내에서 효력을 다 한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가 '친문'으로 돌아선 계기는 지난 2015년 말 '안철수 의원 탈당 파동' 때였다. 추 대표는 당시 문재인 전 대표를 적극 옹호하며 이미지를 쌓았다. 안철수 등 '비노' 세력이 대거 빠져 나간 자리에서 그는 더민주의 유력 대권주자와 함께 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는 데 성공했다. '

'친문'으로 당권을 쥐는 데 성공한 추 대표는, 아이러니하지만 '친문'을 극복해야 할 과제를 떠안아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선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승리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추미애 대표 블로그

'확장성'이 문제, '친문' 극복해야 할 '친문 대표'

추 대표의 당선 뿐 아니라 '친문' 성향 인사들이 지도부에 대거 입성한 것 때문에 벌써부터 언론은 더민주에 '친문당'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는 "한 계파가 너무 패권을 휘두르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야 당이 안정되고 내년 대선까지 갈 수 있을 것"고 우려했다.

'대선경선불복방지위원회' 공약과 같은 부분은 특히 보수 언론이나 '비문'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일찍 굳어질 경우 실제 대선까지 너무 긴 시간 동안 공격에 노출된다.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경선의 '컨벤션 효과'도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

친문에 우호적이지 않은 호남 민심도 만만치 않다. 지난 4.13총선 과정에서 문 전 대표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한 이후, 호남 민심이 더민주에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징후는 현재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집요하게 호남 민심을 파고들고 있는 상황이다. '호남 종갓집 맏며느리'라는 수사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

다만 추 대표의 고향이 대구인 점은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대구에는 잠재적 차기 주자로 김부겸 의원이 있다. 한 비주류 인사는 "김부겸이 대안 부재의 호남 정서를 건드리면 대권판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친문그룹 안에 있더라"는 말을 전했다. '친문' 이미지인 추 대표가 대구의 김부겸 의원을 비롯, 서울의 박원순, 충청의 안희정 등 잠재적 주자들을 두루 챙긴다면 역동적인 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친문' 추 대표가 '친문'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은 현재 당이 처한 이런 복잡한 상황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미애 리스크'도 극복해야

판사, '추다르크', 서울 지역 5선 의원 등, 추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지만,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이미지가 있다. '추미애 리스크'라는 표현이다. 추 대표는 지난 2010년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당명을 어기고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경선 과정에서도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호남 민심'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당대표가 되면 새만금 신공항을 이뤄내겠다"는 말을 던져 논란을 일으켰다. 동남권 신공항 파문으로 영남 민심이 두동강난 상황에서 내놓은 부적절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돌출 행동'이 수권을 준비하는 야당의 '안정성'을 해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추 대표가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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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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