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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을 어떻게 봐야 하나?

[이충렬의 정권+교체] 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둘러싼 3개의 관점

1. 민주당 대표 경선 사실상 개막?

6.13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자마자 언론지면에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기사로 넘친다.

아직 경선 룰조차 확정되지 않았는데 사람을 둘러싼 하마평이 너무 앞서고 있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 기사의 분석프레임이 너무 단순피상적이어서 몇가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로 친문이냐 비문이냐라는 관점에서 당 대표 인선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친문에서 다시 진(眞)문, 범(凡)문, 신(新)친문으로 임의적으로 나누는가하면 어느 신문에서는 친문으로 분류되다가 다른 신문에서는 하루아침에 비문으로 분류되다가 다음날에는 중도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렇게 들쭉날쭉해지는 것에는 해당 정치부기자의 분석능력도 문제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표에 뜻을 두고 있는 측근들의 이른바 '작업'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2년은 촛불혁명과 평화혁명이라는 쌍끌이혁명의 성공여부를 가름할 시기라 누가 어떻게 민주당의 당대표가 되는냐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나름의 분석틀(프레임)을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2. 이호철 전 민정수석의 원팀운동

이번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는 부산·울산·경남지역의 '민주당' 간판을 건 대승이었다. 그 정치사적 의미는 더 이상 부연하지 않겠다. 그런데 이 대승을 이룬 결정적 계기는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영혼의 동반자라 불리우는 이호철 전 수석의 지혜와 전략적 판단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을 탈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생겼을 때, 부산지역의 친노친문 세력이 이호철의 직접 출마를 강력히 원했다. 오거돈 후보를 해운대 보궐선거로 보내면 두 선거 다 이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에서는 나돌았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이호철의 결단은 달랐다. 자신이 킹메이커로 위상을 잡고, 필승을 위한 '원팀운동'을 전개했다. 어려운 결단이었다. 자신이 직접 나섰다면 원팀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후보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불화와 분열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 여파는 울산과 경남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호철의 결단으로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원팀운동이 요원의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그 결과 자유한국당은 재기불능의 타격을 받았고, 민주당은 전국당으로 우뚝섰다. 그런데 대승 이후 언론의 판세분석은 관성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운가를 중심으로 당내 판도를 구분하고자하는 기사가 흘러넘친다.

매우 바람직스럽지 않은 징조로 본다. 박근혜 정권 말기에 진박, 야박, 칭박, 비박, 배박 등 온갖 파벌적 용어가 난무했던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3. 친문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이제는 민주당 전체가 친문으로 되었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반문 세력은 민주평화당으로 거의 갔고 당내에서 가장 대척점에 섰던 이종걸 의원조차 자신이 친문임을 내세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민주당을 추동하는 핵심세력으로서 친노친문 세력의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필자 나름 분석해보겠다.

필자가 보기에 현재 진성 친문은 3개의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수도권 친문 중진이다. 홍영표 원내대표, 이해찬 의원, 전해철 의원, 최재성 의원, 김태년 의원 등이 그들이다. 둘째는 지난번 분당이후 문재인 후보를 구원하기위해 당에 대거 들어온 권리당원 그룹이다. 셋째는 PK친문이다.

수도권 중진들은 이번에 대통령의 뜻을 잘 받들기 위해 자신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대표직에 뜻을 두고 있는 듯하다.

권리당원들은 당내 이해관계보다 문재인대통령 수호세력으로서 어느 컨셉의 후보가 대통령에게 가장 도움이 될 것인지를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PK친문은 민주당의 기둥세력으로서, 노무현·문재인 정부에 대한 무한책임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략적 사고를 우선시하는 그룹이다.

4. PK 친문 앞에 놓인 선택지

만약 친문 전체가 단일후보에 합의하고 밀어붙이면 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큰 것이 민주당내 세력판도다. 따라서 친문내부에서 향후 어떤 컨셉의 어떤 후보가 차기 당대표에 적합한지에 관한 공론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여기서 대표 희망자들은 주로 수도권 중진들이고, PK친문에서는 현행 단일성 지도체제라면 후보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번 원팀운동에서 보듯 PK친문은 파벌적 이해관계보다 민주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적 사고와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PK친문에서 후보 컨셉이 정해지면, 권리당원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국 PK친문이 차기 당대표 선정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PK민주세력은 3가지 선택중 하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① 친문직계의 직할체계로 당을 운영할 것이냐. 대통령 직계세력이 책임지고 현 국면을 끌고가자고 결정하면, 수도권 중진 중에서 한명을 밀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② 두 번째는 외연확장 노선을 선택하는 경우다. 이 경우의 예를 들면 김부겸장관같은 TK에 뿌리를 둔 세력을 지원해서 비문과 영남보수세력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③세번째는 민주세력의 대주주이자 PK민주세력의 정치적 동맹세력인 호남과 제휴하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송영길의원이 호남출신의 유일한 후보라는 점에서 그를 통해 호남과 PK민주세력의 연합으로 문재인정부의 토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인가.

PK민주세력의 전략적 선택이 궁금하다. 김대중-김영삼의 선택, 노무현-정동영의 선택, 문재인-박지원-안철수의 선택이 있었다. 지금 쌍끌이혁명이라는 미증유의 역사적 과업을 실현하는 데 캐스팅보터인 PK민주세력은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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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박정희 김대중 김일성의 한반도 삼국지』(2015년, 레디앙) 저자. 1957년 출생. 유신시절 민주주의 운동에 평생 헌신할 것을 맹세, 민주화운동·노동운동·정당활동에 참여하고,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미관말직을 지냈다. 2012년 대선이후 당대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강화도에 귀촌, 언젠가 이 땅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역사가 꽃피는 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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