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남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행사인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반일 조장'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프로그램 소개글을 홈페이지상에 2년 6개월 여 동안 노출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제395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예산 심사에서 김진남 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5)이 공개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홈페이지 캡처 자료를 보면 영문 버전으로 역사적 가치(Historical value) 섹션 내 한산도 물총전투(Hansando Water Gun Battle) 프로그램명이 기재돼 있다.
이어 해당 프로그램명 아래 'spreading the historical value of islands through the Hansando Water Gun Battle program, which reflects the past victory against Japanese forces' 내용의 소개글이 담겼다.
해당 소개글에는 물총 전투 프로그램을 알리면서 기획 의도로 과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큰 승리를 거둔 한산도대첩을 상징화 해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하고 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오는 2026년 9월5일~11월4일 2개월간 여수 돌산 진모지구와 개도, 금오도,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치러지는 행사다.
박람회는 자체 사업 676억, 연계사업 935억 등 총 1,611억원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가운데 30개국, 300만명이 참가하기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일본을 포함해 총 30여 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행사에서 역사적 혹은 정치적 갈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기획 취지가 담긴 행사 강행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문은 물론 영문으로 홈페이지상에 굳이 일본을 적대시 하거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사전 공개하면서 국제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는 광복절 기념 행사로 일본 순사복 차림의 행사 진행 요원에게 물총을 쏘는 행사를 기획했다가 반일 조장 논란으로 취소한 바 있다.
김진남 도의원은 "국제 참가국을 초청하는 행사 콘텐츠는 정치적, 역사적 갈등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이 기본원칙인데다, 대통령은 물론, 김영록 지사 역시도 우호적 한일관계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는데 현장 실무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일본 측 초청 인사가 참여하는 데 일본군 격파 물총 전투가 말이 되는 행사인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홍보글은 홈페이지 구축 당시인 2023년 6월 무렵부터 최근까지 약 2년 6개월에 걸쳐 게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홈페이지상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물총 전투 프로그램 기획 여부와 홍보글 게재 사실과 관련해 전남도는 "몰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 측은 "홈페이지 구축 당시부터 현재까지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기획되지 않아서 확정되지 않은 정보가 계속 노출이 되고 있었다"면서 "물총 전투는 확정된 바 없고 현재까지 행사 추진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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