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마은혁 임명촉구 결의안' 의결…국민의힘, 항의·퇴장

국회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헌법재판소 재판관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당한 결의안이라고 반발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국회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헌법재판소 재판관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을 재석 의원 168명 중 찬성 168명, 반대 0명, 기권 0명으로 가결했다.

결의안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지체 없이 임명하고 헌재가 마은혁 임명 부작위 권한쟁의 심판 사건을 신속하게 결정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대표 발의했다.

앞선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적인 안건 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며 운영위 회의에 불참했고, 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이 결의안을 의결했다.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 인권위의 내란 선전 행위 등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요구안과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에 대한 감사요구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야 간 어떠한 협의도 없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결의안"이라며 "민주당이 마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고 국회의장이 이에 동조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유리한 절대 정족수 한명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소 9명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입법부의 고유한 권한이고 권리이자 의무"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서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 구성원을 만들어주는 것이 헌법의 제1의 구성의 원리"라고 반박했다.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 상정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석우 "'명태균 황금폰'과 비상계엄 선포의 연관성 없어"…김문수 "김구, 중국 국적 가졌다는 이야기 있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어진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수거대상 500명' 등 논란이 된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의 수첩과 관련해 "증거가 확보돼 재판 과정에서 그 내용의 의미 등에 대해 사법적 판단이 곧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 부분이라 제가 말씀드리기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런 문구가 있다는 부분은 알고 있지만 이 문구가 가진 의미에 대해선 재판 과정에서 심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견된다"며 "심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 직무대행은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친위 쿠데타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 부분은 조만간 헌법 재판이나 형사 재판에서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위 쿠데타는 권력을 가진 분들이 중심이 돼서 그 주위에 있는 세력이 일으킨 일종의 반동이라고 할까, 그런 류의 행동이지만 평가의 문제"라고 답했다.

최 의원은 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할 만한 요건을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나'라고 묻자 김 직무대행은 "공소사실을 보면 쟁점법안에 대한 단독처리, 연이은 탄핵, 예산 삭감,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대통령은 국정운영이 사실상 마비가 됐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법치 국가에서 그 요건이 헌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대통령을 대변하지 말라'고 말했고, 김 직무대행은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공소사실에 기재된 부분을 말씀 드린 것"이라며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내란에 해당된다고 봐서 기소가 된 것인데 본인은 지금 다투고 있는 부분이라 법원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또 "명태균이 주장하는 이른바 '황금폰'이 존재하는 것 과 비상계엄 선포와는 직접적인 인과간계가 없다고 생각한다"이라며 "공소장을 보면 이미 작년 3월 말, 4월 초부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여권 대선후보로 최근 급부상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불러 "청년 노동운동가로서 약자를 보면서 피와 땀, 눈물을 많이 흘려봤고 약자들의 아픈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나 김 장관이나 똑같이 경기지사 했는데 청렴하게 일 잘하는 분이 누구일까", "전태일 열사 어머니께서도 '문수는 내 아들이다' 했다고 한다"는 등의 질의를 해 눈길을 끌었다. 야당 의원들이 '김문수 띄우기냐'며 반발하자, 임 의원은 야당 의석을 향해 "쫄았냐"고 되받기도 했다.

정작 김 장관은 이날 '강성보수' 본색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최근 내란선동 혐의로 입건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목사"라고 옹호하는가 하면, 이 답변에 대해 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내란을 옹호하느냐'고 하자 "무엇이 내란인가", "저는 윤 대통령이 내란수괴라는 말씀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했다.

또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김 장관의 지난해 8월 인사청문회 답변 내용 중 "일제시대 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느냐"고 한 부분을 지적하며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의 국적이 뭔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구체적으로 한 분씩 말해달라"더니 "안중근 의사는 조선 국적이고, 김구 선생은 중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국사 학자들이 다 연구해 놓은 게 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최 의원이 재차 "일제시대 우리 선조들의 국적이 뭔가"라고 묻자 "일본 식민지는 다 일본 국적을 강제당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