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3일 남았습니다. 땅바닥에 앉아서 퇴진을 외칠 날이 3일 남았습니다. 토요일 주말이라고 다른 데로 놀러가지 마시고 역사적인 이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 모여 탄핵투표가 가결되는 모습도 보시고, 그 다음 주에 있을 크리스마스도 해피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한테 널리 알려서 이 광장에서 민주주의가 꽃 피울 수 있게 합시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집회 자유발언자 이호삼 씨.
11일에도 어김없이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탄핵 탄핵 윤석열 탄핵", "승리 승리 국민이 승리" 등 구호를 외치며 다가올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등 1500여 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준비위원회(비상행동)'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이 추산한 이날 집회 참가자는 5만여 명이었다.
자유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시민들은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온 백시연 씨는 "계엄령은 불만의 표시가 아니다. 이번이 선례가 되면 안 된다. 내란 동조 또한 용서될 수 없다"며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를 영원히 떠나라"고 외쳤다.
고3 학생이라고 밝힌 문보람 씨는 "저는 오늘 한 아이의 언니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저라는 부족한 사람도 이 상황이 부끄럽다는 걸 아는데 왜 윤석열 대통령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현 상황을 회피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윤석열이 조속히 정신을 차리고 책임지고 자신의 죗값을 치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김태훈 씨는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은 간단하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적 절차대로 그들을 심판하며 법치국가 대한민국을 함께 새우기 바란다"며 "이런 국민의 뜻에 반해 기발한 묘수가 있는 것처럼 '질서 있는 퇴진', '새로운 로드맵'을 운운하는 국민의힘은 내란공범이자 대국민 사기단"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노동조합 활동가도 연단에 올라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녹색연합이 왜 정치에 관여하는지 질문하는 회원들이 있다"며 "환경단체가 생태계에 해를 끼치고 기후위기를 가중하는 법과 정책을 비판하고 동물과 식물들의 편에 서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녹색연합 같은 시민단체가 광장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윤중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택배 노동자들이 엄중한 비상시국에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저희의 몸과 같은 택배차에 광고판을 달기로 결정했다"며 무대 스크린에 광고판에 실을 문구를 보낼 수 있는 큐알코드를 띄웠다. 이어 "수천 대의 택배차가 '윤석열 퇴진, 국민의힘 해체' 구호를 달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빌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집회의 마지막 순서는 비상행동 참여 단체 활동가들이 이날 출범한 비상행동의 발족 선언문을 읽는 것이었다. 비상행동은 선언문을 통해 "내란범죄자를 처벌하라는 국민의 뜻이 옳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며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이 예정된 오는 14일 집회 참여를 호소했다.
행진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행진했다. 비상행동은 국민의힘 당사 외벽에 초록색 레이저를 쏴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글자를 순서대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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