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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대통령 앞에서 탄핵 반대한 국무위원 손들어보라"…몇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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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12.3 대통령 앞에서 탄핵 반대한 국무위원 손들어보라"…몇 명?

송미령 작심토로…野 "이제와 '반대했다'고? 尹 발목이라도 붙들었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그날(12.3) 저는 10시10분에서 15분 사이에 (국무)회의장에 들어갔는데요. 회의의 시작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대기하는 상태였고요. 저는 전혀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무슨 회의를 하는 건지를 옆엣분에게 여쭸습니다. 딱 두 글자 들었습니다. '계엄'. 이 말을 듣고 너무 놀라서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말도 안 된다', '막아야 됩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그 자리에는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 대통령은 언제 들어오셨습니까?

송미령 : 제 기억으로는 그렇게 대기실처럼 앉아 있는 상태에서 대통령께서 들어오셨습니다. 들어오셔서, 그 시간을 기억할 수 없습니다, 무척 짧은 시간 동안 계시다가….

이소영 : 그 회의실에 몇 분 동안 있었습니까, 대통령이?

송미령 : 그 '분(分)'까지 기억할 경황은 없었습니다. 너무 비현실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건 당황스러워서 기억하기 어렵고요. 제 기억으로는 2~3분 정도인데 그 자리에 계신 국무위원 분들이 발표가 이루어지는 것도 사실은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회의의 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회의를 마칩니다'라는 선언 이 없는 상태에서 잠시 들어오셨다가 나가셨습니다. 나가셨고, 앉아계신 분들이 당황해 하면서 '어디 가신 거냐?' 이러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휴대전화로 (영상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계엄 선포) 육성이 흘러나온 겁니다.

그런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의원님 말씀하신 대로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몸으로라도 막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기억나는 건 아무것도 없고 (대통령의) 첫마디만 기억납니다.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첫마디는 그렇게 시작됐고, 저는 아무 생각이 안 났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날 너무 경황이 없어서. 하지만 제가 지금 기억하는, 아는 범위 내에서 말씀을 소상히 드리는 게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소영 : 장관, 12월 3일 대한민국에는 국무회의도 없었고 국무위원도 없었군요?

송미령 : 저는 국무회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민주당 노종면 의원 : 지금 후회하고 있는 거네요?

송미령 : 그렇죠. 일단 그런 사태를 막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노종면 : 위기 상황에 대처를 제대로 못 하신 거예요. 그 부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질 각오가 돼있습니까?

송미령 : 예, 필요하다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노종면 : 내란의 공범일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합니까?

송미령 : 공범은 인정 안 합니다. 저는 동의한 적이 없거든요. 막지못한 무능함, 무력함은 있지만 동조한 적은 없습니다. -12.11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 질의·응답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12.3 '계엄 국무회의' 당시의 상황에 대해 국회 본회의장에 나와 한 진술 중 일부다.

송 장관은 민주당 이소영 의원으로부터 "'당시 상황은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자 리가 아니었다'고 했는데 기가 막힌다. 대통령의 계엄 사실을 알았으면 어떻게라도 국무회의 가서 목청껏 반대하고, 대통령 손목이든 발목이든 잡고 문 앞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을 거라고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고 "(자리에) 들어가시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한 말씀 드리겠다'며 작심한 듯 이같은 증언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한쪽에 마련된 국무위원석을 향해 "여기 앉아계신 국무위원 중에서 12월 3일 대통령 앞에서 '계엄에 반대한다'고 분명하게 본인 의견 피력한 사람 누구냐. 손 들어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손을 들었고, 이 의원은 "두 분밖에 안 계신다. 경제부총리와 외교부 장관. 나머지는 걱정만 하신 거냐"고 질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대국민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저는 반대했다"고 하자 이 의원은 "(그러면) 반대했는데 계엄 막기 위해서 국무회의 소집해 주는 거 말고 어떤 시도를 했나. 손목 발목이라도 붙잡았나? 바짓가랑이라도 붙들었나?"고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한숨지으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라도 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제와서 다 같이 반대했다고 얼렁뚱땅 퉁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한 총리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회의장에 대통령은 얼마나 계셨나"라고 묻자 "정확히 몇 분인지는 제가 기억을 못 하겠다"고만 했다. 한 총리는 회의 당시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안보실장도 배석했다며 "(정 실장은) 걱정을 굉장히 했고 '지금 이런 상황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얘기를 헀다. 안보실장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했다.

한 총리 역시 송 장관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하기 직전까지 같이 있었지만 정작 선포는 예고 없이 언론을 통해 접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비상계엄이 발령됐다는 걸 어떻게 알았나"라는 김 의원의 물음에 "대통령께서 언론에 발표를 하신 것으로 그렇게 알았다"며 "포고령은 저희는 전혀 보지 못했다. 저는 한 번도 포고령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 총리는 또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국방부 장관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계엄 필요성을 정식으로 건의했느냐"고 묻자 "없었다"고 했다. 다음은 그에 이어진 박 의원과 한 총리의 일문일답.

박선원 : 어떤 심의를 했습니까? 아무런 심의도 하지 않았습니까?

한덕수 : 정식 심의는 없었습니다.

박선원 : 회의록 없죠?

한덕수 :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선원 : 회의록 없는 국무회의가 국무회의입니까?

한덕수 : 절차적 하자, 실질적 하자가 있습니다.

한 총리는 박 의원이 "지난 9월 9일 대정부 질문에서 총리는 '계엄은 얼토당토 않은 얘기다', '전형적인 가짜뉴스'라고 하셨는데 당시 답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추궁하자 "그렇게 믿었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서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 총리는 하지만 이날 김병주 의원이 "국회에 특전사 요원들이 난입해 보좌진과 대치하고 유리창을 깨고 들어오는 장면 보셨지 않나. 실탄을 갖고 있으면 유혈사태가 났을 텐데, 그냥 앉아서 손놓고 있었느냐"고 따지자 "저는 우리 군이 국민들에 대해서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고 답하기도 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집행하려고 하는데 대통령실 경호처가 막고 있다. 막아서 되겠느냐"고 하자 한 총리는 "모르고 있었다"며 "글쎄, 법의 집행은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의원이 "내란죄라는 중범죄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압수수색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거듭 따져묻자 한 총리는 "대통령실로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어떤 규정이나 이런 것들이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가 "총리님의 그런 생각이 오늘의 내란을 만든 것"이라는 질책을 들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위원들도 이날 현안질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계엄사령관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연락을 못 했다"는 등의 답변으로 야당 의원들로부터 힐난을 들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김병주 의원이 "포고령 2조 5항(전공의 처단)을 봤느냐. 일반적인 포고령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갈 수가 없는데 엄청난, 어마무시한 게 들어갔다. 그래서 장관은 어떻게 조치했나"라고 묻자 "이것이 왜 들어갔는지 우리 1급들(복지부 1급 고위공무원단 지칭)하고 회의했는데 아는 이가 아무도 없어서, 이것은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나쁜 효과가 있을 것 같아 어떻게 조치할지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복지부 간부들끼리) 얘기만 하고 대통령한테 '이거 잘못됐다'고 얘기 안 했나?", "장관은 당연히 계엄사령관이나 국방부 장관, 대통령한테 '이거 잘못됐다, 수정해야 된다'라고 건의해야 하지 않나. 그거 하지 않았나?"라고 거듭 추궁하자 조 장관은 "못 했다. 그때 포고령 발신자가 계엄사령관이었는데, 어떻게 연락할 방법도 없었고 그랬다"고 했다. 김 의원은 어이없다는 듯 "연락할 방법을 모른다? 그것이 장관이 할 얘기냐"고 되물었다.

윤건영 의원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장관은 이번 윤석열 씨의 비상계엄 발표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저는 찬성하지 않는다. 반대한다"고 답했지만, '대통령 탄핵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탄핵은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제가 지금 답변할 필요도 없고 하지 못하겠다"고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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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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