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Dear) 한강"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 엘렌 맛손이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이름을 호명하자, 시상식장을 가득 채운 청중들이 모두 기립했다.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건네받은 한 작가는 만면에 환한 웃음을 띄우며 국왕과 악수를 나눴고, 청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의 역사적 순간의 장면이다.
한 작가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여받았다.
검정색 이브닝드레스를 차려 입은 한 작가는 이날 시상식 순서에 따라 네 번째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노벨상 시상 순서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순이다.
한 작가는 역대 121번째 수상자이며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엘렌 맛손은 이날 한 작가를 호명하기 전, 한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한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색상이 '흰색'과 '빨간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흰색은 그녀의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눈(雪)으로 화자와 세상 사이 보호막을 긋는 역할을 하지만, 슬픔과 죽음의 색이기도 하다"면서 "빨간색은 삶,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통과 피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그녀의 (작품 속) 목소리가 매혹적일 만큼 부드러울 수는 있으나, 형언할 수 없는 잔혹성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흰색과 빨간색은 한강이 작품 속에서 되짚는 역사적 경험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 작가의 지난 2021년작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한강의 작품에서는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변화가 끊임없이 나타난다"고 했다.
아울러 "결코 잊어버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소설 속) 인물들은 상처를 입고 부서지기 쉬우며 어떤 면에서는 나약하지만, 그들은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거나 질문을 던질 만큼의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날 아스트디르 비딩 노벨재단 이사장도 시상식 개회사에서 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역사적 트라우마를 배경으로 인간의 나약함(frailty)을 심오하게 탐구한 작품에 수여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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