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에 분노한 시민들의 대규모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4만9000명은 "우리의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윤석열은 즉각 물러나라"고 소리 높였으며, 인권단체들도 제76회 세계인권선언선언의 날을 맞아 공동 시국선언을 열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청소년단체들은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청소년 시국선언에 사상 처음으로 5만 명(청소년 4만9052명, 비청소년 950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내고 "군대가 국회에 진입한 것은 폭력으로 법치와 민주주의를 짓밟으려 한 것"이라며 "우리에게 공포와 분노를 안긴 비상계엄은 시민들과 야당의 대처로 몇 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윤석열이 물러나지 않는 한 비슷한 사태가 몇 번이고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윤석열은 연설 때마다 자유를 외쳤지만, 시민의 자유는 물론 청소년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에도 적대적이었다"며 "그리고 이제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에게 민주공화국 대통령 자격이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규탄했다.
수영 아수나로 활동가는 "청소년들은 지난주 간밤에 자행된 윤석열의 '3시간 계엄천하'로 삶이 무너졌다. 또 계엄을 선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매일매일을 보내왔다"며 "청소년들도 계엄 사태를 똑같이 맞이했고, 밤을 설치며 불안해하고, 내 삶이 어긋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청소년들이 퇴진 광장을 열고 윤석열의 탄핵과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연습 따위가 아닌 지금 당장 여기서 사회를 바꾸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실천"이라며 "청소년 시국선언에 5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참여한 것은 폭력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너뜨리고 후퇴시키려 드는 대통령을 주권자이자 동료시민인 청소년이 거부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인권단체들도 제76회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맞아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합법적 정치권력 하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가치해질 수 있는지를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경험했다"며 "퇴진 요구를 외면한 채 권력을 일임하겠다는 윤석열의 이야기는 터무니없으며, 유일한 길은 즉각 퇴진"이라고 역설했다.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활동가는 "윤석열의 인권유린은 하나하나 개별적 인권침해를 합하는 것을 넘어 총체적으로 인권을 짓밟았다"며 "그 권력 자체를 당장 빼앗지 않고서는 우리 중 누구도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 당장 그의 권력을 회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또한 "윤석열 대통령 당신에게는 징계 절차와 처벌의 과정만 남았다. 여기에 더해야 하는 것은 정치적 책임에 대한 부분"이라며 "윤석열뿐 아니라 국민의힘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은 내란수괴 직무정지를 집단으로 방해하고 위헌과 불법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정치적 책임을 다하고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고 했다.
탄핵 정국이 계속되는 동안 각계 시국선언이 계속될 전망이다. 성소수자 개인 및 단체들이 모인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은 13일 오전 10시 광화문 앞에서 시국선언을 열겠다며 시국선언문에 대한 연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1993년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전개된 이래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순간마다 성소수자들은 무지개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며 "성소수자들은 광장을 다양한 목소리로 채우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내란수괴인 윤석열과 그에 동조한 국민의힘을 반드시 몰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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