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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택배, 낮부터 밤까진 학습지 수업, 주말엔 배달…언제까지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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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택배, 낮부터 밤까진 학습지 수업, 주말엔 배달…언제까지 이러나

'플랫폼·특수고용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토론회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사상 최초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확대적용' 문제가 논의됐다. 이는 해가 다르게 늘어 800만에 이른 플랫폼·특수고용 등 '비임금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해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보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최임위는 최저임금 확대적용을 차후에 논의할 문제로 미뤘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물론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노동계는 '특수고용·플랫폼 등 모든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을 요구할 태세로 보인다. '최저임금 1만 원' 이후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던 노동계가 갈수록 넓어지는 사각지대의 해소에 주목하며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사회에 최저임금 확대적용이 필요한 이유와 그 의미는 무엇일까. 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이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노동인권단체들이 모여 만든 '올려!바꿔!최저임금공동행동'이 주최하고 <프레시안>이 후원한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토론회다.

▲ 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토론회. ⓒ프레시안(최용락)

이날 토론회에는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등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장에 만연한 '자발적 착취'를 막기 위해 최저임금 확대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리운전기사로 일하는 김주환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는 최저선 없이 일감 양에 따라 돈을 받는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의 확산 이후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을 스스로 늘리는 자발적 착취가 심해졌다"며 "시간당 소득이 적다 보니 노동시간을 늘려 생계를 유지하고 그러다 보니 사고나 건강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자발적 착취를 막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이라며 최저임금을 통해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소득의 최저선을 마련하면 과로나 교통사고로 인해 최악의 경우를 맞는 일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수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은 "올해 최저임금 확대적용 논의를 계기로 서비스연맹에서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실태조사를 했다"며 "그동안 우리가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다고 착각했지만, 일에 들어가는 경비나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였다면 받았을 4대보험 사용자 부담분, 퇴직금, 주휴수당 등을 빼니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는다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하는 학습지 교사들이 "일이 많을 때는 자기를 갈아 넣어서라도 임금을 보충할 수 있었지만, 이제 일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어려 명의 가족을 부양하는 학습지 교사 한 분은 새벽 7시에 일어나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학습지 수업을 하고, 주말에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오 지부장은 그런 동료들을 보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수입이 너무 낮다 보니 장시간 노동에 물릴 수밖에 없다"며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의 사각지대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최저임금 확대적용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됐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한국의 모든 노동관계법은 근기법상 노동자에게 적용된다. 최저임금법, 산업안전법 다 마찬가지"라며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고용한 노동자를) 근기법상 노동자가 아니도록 만들기 위해 갖은 수를 쓴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특수고용을 기업이 노동관계법상 의무를 지지 않기 위해 활용하는 대표적 고용형태 중 하나로 꼽았다.

오 연구실장은 '꼼수 고용'의 확산으로 "비임금 노동자가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며 이 점이 최근 최저임금 영향률(새로 결정된 최저임금을 적용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의 비율)이 줄어든 데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헌법 32조에는 모든 국민이 최저임금과 적정임금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최저임금 확대 적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나아가 "근기법상 노동자 개념을 확장하기 위해서도 수많은 시도를 해나갔으면 좋겠다"며 "최저임금 확대적용은 이를 위한 중요한 징검다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최저임금공동행동이 준비한 네 번의 최저임금 제도개선 토론회 중 첫 자리로, 매년 최저임금 결정 시기까지만 이뤄지던 최저임금 개선 관련 논의를 이후로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최저임금공동행동은 향후 최저임금 예외 폐지, 적정 최저임금 수준,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맛비가 내리는 서울 여의대로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주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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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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