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이런 세력들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역공을 폈다. 의정 갈등 해법을 놓고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사이의 이견에 대해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며 정부 손을 들었다.
추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거대 야당의 힘 자랑과 입법 폭주 때문에 정치는 실종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마구잡이로 내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얼마 전부터 민주당은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가짜뉴스까지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라며 "탄핵을 한다면 이런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이런 세력들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을 탄핵하고 있다며 "범죄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입법 농단", "법치주의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전대미문의 사법 농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이 대표 대북송금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 대한 민주당 측 탄핵소추를 기각한 것을 두고도 "방탄용 표적 탄핵에 대한 준엄한 경고였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잦은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선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이 7건"이라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폭주"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특검을 남발하고 탄핵으로 겁박하는 거대 야당의 폭주에는 결연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며 쟁점법안에 대한 재의요구 건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사법리스크에 노출된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민주당이 방탄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놓아달라"며 "수사와 재판은 개인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끌어들여 수사와 재판을 방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주문해서 결백을 입증하는 것이 순리"라고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밖에도 △민생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협의체 구성 △민생입법 패스트트랙 도입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을 야당에 제안했다.
민생안정을 위한 4대 정책으로는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금융 지원 확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확대 △청년층 지원 확대 △중산층 세금 부담 완화 등을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히 세금 관련 정책에 있어선 △종부세 추가 완화 △상속세 완화 △금투세 폐지 등 야당과 대립 중인 쟁점사안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래대비를 위한 4대 중점 과제도 제시했다. 추 원내대표는 △저출생 대책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후 대응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미래대비 정책의 핵심으로 꼽았다. 특히 저출생 대책에 있어선 정부가 예고한 인구전력기획부 신설을 추진하기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 내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설에서 추 원내대표는 정부의 4대 개혁(연금·의료·노동·재정) 과제 완수를 강조하면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을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대다수 국민들도 의료 개혁과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있다"며 "전공의들과 의대생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간곡하게 호소한다. 지금이라도 의료현장과 학교로 복귀해 달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최근의 의료대란 사태와 관련해선 "응급의료 공백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면서도 "어려운 개혁과제를 추진하다 보니 아직도 진통을 겪고 있다"고만 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일고 있는 '정부책임론'에 대해서도 "정부도 의료계와 전방위 소통을 해오고는 있지만 더욱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서 주기 바란다", "정부는 현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빈틈없이 대응해야 할 것" 정도의 원론적인 발언에 그쳤다.
최근 여당 내에선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의료대란에 관한 정부책임론을 제기하고 있고, 한동훈 대표 또한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두고 윤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선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이 "애초에 왜 2000명 숫자 고집해 혼란 자초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정부의 주장은 신뢰를 상실해 버렸다"는 등 발언으로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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