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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의료 파업 '해결사' 등판?…"국민 건강권 우려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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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의료 파업 '해결사' 등판?…"국민 건강권 우려 대비해야"

공개회의에서 목소리 내고 전공의 대표 비공개 접촉…윤-한 5차 갈등?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대 증원 문제에서 이어진 의료 파업 사태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중재역을 자임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앞서 당 내에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서다.

한 대표는 26일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동의는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민의 건강권, 건강을 지키는 것은 절대적 가치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의료개혁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걱정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하고, 그러면서 "저도 당도 노력하고 있지만 더 노력하겠다"며 "심각성을 인지하고 우선순위를 두고 제안을 하고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중재 의지를 시사했다.

그는 특히 "(대화) 과정이 공개될 경우에는 오히려 실용적인 결과를 내기가 내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조용한 대응'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동은 1시간반 정도 진행됐으며, 국민의힘 측에서는 한 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전공의협의회 측에서는 박 비대위원장과 박은식 비대위원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은 박 비대위원장을 불러 약 2시간가량 면담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와 박단 위원장 간 회동에 대해 "비공개 회담이 밖으로 알려져서 아쉽다"면서도 "의료계와 정부 사이에는 신뢰가 굉장히 깨져 있고 전혀 대화가 없는 상태다. 가장 대화를 해야 할 시기에 안 하고 있는 상황, 못 하고 있는 상황인데 누군가 해야 되는 역할을 당이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도 의정 갈등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의료계 입장을) 듣는 것 자체가 결국 중재의 시작이지 않을까. 그 외에도 지금 의료계 목소리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듣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이런 대화를 정부와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굉장히 깊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비공개를 전제로 만남이 이루어졌기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공개하지 않기 했지만, 박단 위원장이 '한 대표가 정부와의 사이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며 "(전공의들이) 정부에 제시한 '7대 요구사항' 중 내년도 입시요강은 이미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되돌리기는 어렵고, 나머지 것들 관련해서 전공의 측에서도 조금 더 유연한 입장을 가져야 당이 정부와의 사이에서 협상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느냐는얘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일부 대화 내용을 전했다.

다만 이 의정갈등 문제는 진행 상황에 따라 당정 간 긴장관계의 새로운 소재가 될 수도 있다. 지난 1~4차 '윤-한 갈등', 즉 △명품백 '국민 눈높이' 발언 논란 △비례공천 파동 △김건희-한동훈 간 문자메시지 공개 논란 △김경수 복권 반대 발언에 이은 5차 갈등 가능성인 셈이다.

다행히 문제가 잘 해결되더라도 국가적 현안인 의료위기 해소에 누가 더 주도적 역할을 했느냐 하는 미묘한 자존심 대결이 있을 수 있고, 중재 과정에서 당이 때로는 의료계 편을 들어 정부와 대립하는 모양새가 된다면 당정 간 해묵은 감정싸움이 폭발할 수도 있다. 특히 당내 비주류에서 이미 의료위기 문제로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이후여서 한 대표의 언행은 본의와 무관하게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사 출신 안철수 의원은 지난 21일 "잘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시인하고, (의대 증원은)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하는) 그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24일 "정부가 살리겠다던 필수, 응급의료부터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안철수, 의대증원 사태에 "정부 잘못 시인해야" / 유승민 "의료 붕괴 사태, 尹 대통령이 결자해지 해야")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갈등 문제에 대해 용산과 대화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문제는 많이 진행돼 되돌릴 수 없는 지점들도 있다. 의견을 낼 입장은 아니고, 저는 많은 의견(을 가진 측)과 소통을 하고 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만 답했다.

앞서 최고위 공개회의에서는 인요한 최고위원이 "의료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많이 지쳐 있다"면서도 "우리가 의료 사태 때문에 안 좋은 일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당이) 뭔가를 특별히 안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사실 좋은 안들이, 아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안들이 최고위에서 나오고 지금 논의 중"이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30일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시점상 윤 대통령이 연금개혁 등 4대 개혁 추진 청사진을 밝히는 '국정브리핑'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정 간에는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의 여야 대표회담 의제를 놓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었는데, 한지아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의는 당연히 용산과 원활하게 하고 있다"며 "생중계 부분에 대해서는 이게 구체적인 회담의 방식이기 때문에, 그리고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사전 공유가 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채상병 특검에 대한 부분 등 민감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원래도 대화를 많이 하고 있고 구체적 의제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용산이 '회담 생중계' 제안에 대해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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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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