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고위급 간부의 사망 사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는 권익위 고위 간부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라"며 대통령 부부를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대응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의 주문식 면죄부에 괴로웠던 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정작 당사자는 애도도 공감도 없다. 그런 박절함이야말로 권력의 맛인가"라며 "대통령 부부는 권익위 간부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사죄하라. 영부인은 이 죽음의 맨 앞에 놓인 명품백 수수에 대해 스스로 해명하고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양심적으로 자기 일을 하고자 했던 공직자를 죽음으로까지 내몬 실체는 누구인가, 고인의 양심과 소명에 어긋나 괴로웠던 일의 이익과 결실은 결국 누가 얻었나"라며 "그는 권력 남용의 희생자이며 그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자 권력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를 겨냥해선 "300만 원짜리 명품백을 받고 정작 자신은 해명도 사과도 없다. 대신 남편 대통령이 '박절하지 못해서', 경찰이 '무단 침입'을, 하급 직원은 '깜박'했다며 믿지도 못할 변명 릴레이 중"이라며 "유일하게 사과하지 않는 사람, 장본인 김건희 여사가 이 나라 권력 실세인가"라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따로 휴가가 연일 언론을 뒤덮고 있다"며 "대통령은 억울하게 죽은 채 해병 특검법을 두 번이나 거부하더니 해군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여사는 검찰을 불러 제멋대로 소환쇼를 연출하더니 자기 발행 면죄부를 든 채 전통시장을 휘젓고 다닌다"라고 대통령 부부의 휴가 중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사망사건과 관련 진상규명, 대통령 사과 등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측 입장에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죽음을 이용해 정쟁을 부추기고, 분노와 증오심을 유발시키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전 권익위원장인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지난 9일 해당 사건과 관련 "윤석열 정권이 살인자"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전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특검법안을 대표발의해 권익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던 당사자"라며 "부적절한 언사", "선동적 망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그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 "이 전 대표는 주변에서 일어난 수많은 의문의 죽음 앞에서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했다"며 "이 전 대표는 어떤 죽음 앞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참회하고 성찰하는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의 의정활동은 너무 거칠고 험악하다. 막말과 일방통행은 기본이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만을 부르짖는 극단정치가 난무한다"며 "그 거친 발언에 국민 가슴에 상처가 생기고, 욕받이로 전락한 관료들이 정신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한다"고 역공을 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권익위 사건 진상규명 등을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차원의 현안질의, 청문회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익위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운영위로 우회하겠다는 판단이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 참사와 관련된 방식에 있어서 결국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지 않나"라며 "운영위 차원 현안 질의, 청문회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무위 상임위가 열리지 않으면 임명권 문제로 대통령실 관계자를 증인채택한 것과 마찬가지로 운영위 루트를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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