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에 연루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경영 전망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23일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김 위원장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지난 17일 김 위원장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작년 2월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당시 인수전 맞상대였던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카카오의 김 위원장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유지하도록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구속 필요의 이유로 당시 김 위원장의 시세 조종 공모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 위원장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SM엔터 주식의 장내 매수 안건을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은 보고받지 않았다는 게 김 위원장 입장이었다.
이날 4시간가량 지속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김 위원장은 오후 6시경 법원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후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했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인해 카카오는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등의 '대박'으로 시가 총액 22조 원 규모의 대형 그룹으로 성장했으나 이후 성장 모델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문어발식 확장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글로벌 테크 트렌드가 급격히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응이 경쟁사이던 네이버에 비해서도 크게 뒤처지는 데다, 골목 상권 침해 논란까지 이어가며 확장한 플랫폼 사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작년 10월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경영쇄신위원장이 돼 그룹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카카오는 147개에 이르던 계열사를 124개까지 줄이는 등 옥석 가리기를 통한 그룹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구속으로 그룹 쇄신의 지휘자인 김 위원장의 역할이 비게 돼 카카오로서는 큰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전날 코스피에서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1.95% 하락한 4만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1년간 최고가인 6만1900원 대비 35.0%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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