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의 성추행과 군의 부실 대응에 세상을 떠난 고 이예람 중사의 장례가 삼아 3년 2개월 만에 치러진다. 이 중사의 유족들은 심신 회복에 힘쓰며 아직 끝나지 않은 재판들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
공군은 11일 "고 이예람 중사의 장례가 이달 18일부터 20일까지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이 중사가 마지막으로 복무했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으로 지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장례식은 가해자와 관련자들의 재판에 참석하며 건강이 악화된 유가족들 뜻에 따른 것이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61)씨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딸의 사망으로 장을 30cm 잘라낸 후에 생긴 후유증, 장기 이식과 정신적 고통 등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 세 곳을 다니고 있다"며 "8월엔 병원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뒤 다음 재판에 참석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2021년 5월 21일 세상을 떠난 이 중사는 현재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유가족들이 이 중사를 사망케 한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장례식장을 지켜왔고, 군 당국도 이를 존중해 차량 등을 지원해온 까닭이다.
이 중사는 국군수도병원을 떠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2월 공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서 순직 결정을 받아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갖췄다.
이 중사의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싸움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내 몸보다도 예람이의 명예와 진실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며 "예람이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군 피해자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 상관인 장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를 부대에 즉시 신고하고 피해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으나 회유와 방치, 2차 가해 등에 시달렸다.
이 중사는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속을 갔으나 이미 성추행 피해 사실이 부대에 유포된 뒤였다. 옮긴 부대에서조차 괴롭힘을 당하자 같은해 5월 군의 조직문화를 비판하며 생을 마감했다. 후에 발견된 이 중사의 유서에는 "군의 모든 조직이 나를 버렸다"고 적혀 있었다.
특검을 통해 재판에 넘겨진 장 중사는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2022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익수 전 실장 등 6명은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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