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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돌풍 비결은? '이재명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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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돌풍 비결은? '이재명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불만"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 "정권심판 열망뿐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불만도 내포"

제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선전한 원인과 관련,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변모하는 과정을 목격"한 호남의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대해 "소외감과 불만"을 느낀 것이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가설 수준의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지난달 30일 <동아시아재단 정책논쟁>에 기고한 '한국의 총선 결과와 전망: 현실과 민주주의'에서 "조국혁신당 돌풍에는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뿐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불만도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전적으로 부인하기도 힘들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조 교수는 먼저 전체 300석 중 175석(58.3%)을 차지한 민주당의 이번 총선 승리에 대해 "유권자 다수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고,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국회와 민주당에 주겠다는 선택을 했다"고 평하면서도 "총선 결과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더불어민주당 역시 승리에 도취해 있기에는 고민거리가 많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득표율을 비교할 시 양당의 차이는 민주당 50.5% 대 국민의힘 45.1%로 "일등만 뽑는 소선거구제가 아니었다면, 5.4%포인트(p)의 표차로 이렇게 큰 의석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이 컸지만 민주당을 싫어하는 유권자의 표심도 만만치 않았다"고 봤다.

또 비례대표선거에서는 국민의미래가 36.7%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연합의 26.7%보다 10.0%p 앞섰는데, 이는 조국혁신당(정당 득표율 24.3%)이라는 야권 승리의 대안이 있었기에 가능한 수치였다. 조 교수는 이 같은 "지역구 민주당, 비례대표 조국혁신당이라는 분할투표 조합", 즉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뿐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불만도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전적으로 부인하기도 힘들다"고 진단했다.

특히 조 교수는 "더욱이 호남 전체, 그리고 부산과 세종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민주당보다 더 높은 정당득표율을 기록하였다"는 점에 집중했다. 민주당은 선거운동 기간 각 지역구에서 "지역구선거와 비례대표선거에서 표를 몰아줄 것을 유권자에게 호소"하였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논문에서 조 교수는 해당 결과의 해석을 두고 "조국혁신당 돌풍을 명확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설문조사 데이터에 기반한 경험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두 가지 가설을 제기했다.

첫째는 "거대 양당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일반론이다. 애초 거대양당 바깥의 유권자 세력인 '제3지대'를 노리고 출범한 정당은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등이었으나, 이들 간의 빅텐트 통합이 "내부 반발과 입장 차이로 무산되자 조국혁신당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였다"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에는 정권 심판의 경고를, 더불어민주당에는 이 대표 친정체계 구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한 경고를 동시에 보내고 싶은 유권자의 심리를 파고들었다"고 봤다.

둘째는 호남과 부산이라는 지역 유권자들의 특수성에 기반한 가설이다. 조 교수는 "조국혁신당 지지는 호남과 부산 유권자의 정서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호남 유권자들과 조국혁신당의 관계에 대해 "호남 유권자는 이 대표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변모하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로서 소외감과 불만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리고 권력에 의한 피해 경험과 저항의 지역 문화는 조 대표에 대한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강도 높은 정권 심판의 요구로 이어졌다" 분석했다.

또 조 교수는 부산 지역구와 조국 대표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부산 유권자는 조 대표와 고향이 같다는 특징을 공유하면서 보수 진영의 무게중심이 대구와 경북에 치중되는 모습에 반감을 표출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수 텃밭 부산에서의 '조국돌풍'을 해석했다.

조 교수는 다만 야권의 압도적 다수의석 확보로 끝난 이번 총선의 전반적 구도에 대해서는 "유권자는 그 어느 총선보다 22대 총선을 기다리고, 참여하고, 심판한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참패를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그는 구체적으론 △불통, 영부인 리스크, 사회적 참사, 의정갈등 등에서 보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문제 △고물가·고금리 등의 안 좋은 경제상황 △당정관계의 불협화음 등을 국민의힘의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그는 "윤 대통령이 특판으로 나온 대파 한 단 가격 875원을 '합리적'이라고 한 발언은 논란을 일으켰다"며 "유권자는 대통령이 고물가 상황에서 서민의 고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했다"고 말해 여당 패배의 제1요인으로 용산책임론을 꼽기도 했다.

한편 조 교수는 야권의 승리와 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총선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여야 간 의석수 차이뿐만 아니라 대립 강도도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견되는 여소야대 상황"이라며 "이러한 국면에서 향후 한국정치가 타협과 공존에 기반하여 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정파적인 갈등이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최초로 임기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운명에 처하였다"며 "대통령이 변하지 않으면, 여당 내에서 8명의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에 반기를 드는 상황도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해 위기상황을 강조했다.

그는 22대 국회에서의 민주당을 향해서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변와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정치는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갈 것"이라고 평했다.

▲23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총선승리 보고대회'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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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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