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회담 결과에 대해 민주당이 강한 불만을 표했다. 민주당은 2시간 15분간 이뤄진 회동 가운데 비공개 2시간 부분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발언 비중이 '85 대 15'에 달했다며 민생회복이나 국정운영 기조 전환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9일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영수회담 소회에 대해 "답답하고 아쉬웠다"는 부정적 평가와 함께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의를 둬야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애초 1시간으로 계획됐던 회담이 길어진 이유를 묻는 말에 "이 대표께서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께서 답변을 하셨는데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며 "몇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다 시간이 상당히 많이 지났는데,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계산해보니 (윤 대통령) 85 대 (이 대표) 15 정도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영수회담과 관련 이 대표의 말을 '듣겠다'던 윤 대통령이 말하기에 치중했다고 불만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와 관련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가 길게 입장을 설명했기 때문에 그 발언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 위주로 진행됐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회담 내용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 전환과 관련한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혹평했다. 그는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다"며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전한 비공개 회담 내용을 의제별로 보면, 이 대표가 영수회담 공개 모두발언에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등을 간접 언급하며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면 좋겠다"고 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의 반응이 있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박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답했다.
또 이 대표가 역시 공개발언에서 윤 대통령에게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과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중단과 유감 표명을 요청한 데 대해 박 대변인은 "그런 의제를 다 거론할 수가 없었다"며 "대통령의 관심사가 먼저 막 이야기되면서 한 의제마다 이야기가 막 벌어졌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은 이태원(참사특별법)은 말했고, 이후 대화에서 특별히 논의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과 윤 대통령 가족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둘 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에서만 나왔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연이은 중징계와 기자 압수수색을 문제 삼은 것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언론 취재 현장에서 보도가 개인의 명예훼손 사건으로 조사되고 강제 수사로 이어진 적이 있다'고 말씀했다"며 "윤 대통령은 '이런 내용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다'면서 '다만 허위 조작의 문제는 국가(국정) 방해 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사가 된 게 아니냐'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독대를 요청했나'라는 질문에는 "독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다만 향후 영수회담 진행과 관련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다음에 이런 자리가 있다면, 어떤 형식이든 좋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두 분만 만나도 좋고, 비서실장만 포함해 2대2로 만나도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독대가 있었냐'는 "따로 만난 시간은 없었다"고, '정레적으로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정례적이라면 날짜를 정하는 건데 그런 건 없고, 추후 협의를 통해서…(정하면 된다)"고만 했다.
대통령실이 전한 영수회담 분위기는 민주당이 전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또 비공개 회담의 시작은 윤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경내 위치, 역사적, 지리적 배경" 설명이었다며 "회담을 마치면서 덕담이 오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초청해주시고, 여러 가지로 배려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대통령은 '자주 보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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