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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함부로 한 말에 의석 꽤 잃었을 것"…양문석·김준혁 논란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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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함부로 한 말에 의석 꽤 잃었을 것"…양문석·김준혁 논란 여파는?

이재명도 전날 밤 내내 굳은 표정…'막말'·'부모찬스', 경합지역 승패에 영향 미쳤나

접전이 예고됐던 수도권 지역 격전지, 개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이어간 끝에 의외의 결과가 나온 곳이 꽤 있다. 서울 마포갑과 동작을, 경기 화성을은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졌으나 초접전 끝에 모두 국민의힘 후보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접전지에서의 패배 원인으로 민주당 일부 후보들의 '막말'·'부모찬스' 논란 등이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 총선을 이끈 '삼두' 중 하나인 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승리 후 일성은 "승리에 도취해서 오만하면 절대 안된다"는 당부였다. 이 위원장은 11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말을 함부로 하거나 겸손하지 않는 말을 하면 깨어있는 국민들은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그로 인해 우리가 꽤 의석을 많이 잃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이날 새벽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중계를 바라보던 중, 접전지에서의 패배가 예측되자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당선이 확실시 된 이후에도 미소를 짓지 않았다. 지지자들이 준비한 꽃다발도 받지 않은 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관련 기사 : 이재명, 명룡대전 승리에도 얼굴 굳힌 이유는…)

민주당이 171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이해찬 위원장이 "우리가 꽤 의석을 많이 잃었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경고성을 발한 이유는 당선이 예상됐던 접전지에서의 패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마포갑에서는 불과 600여 표 차이로 국민의힘 조정훈 후보가 승리했고, 민주당 '텃밭'인 도봉갑에서는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가 민주당 안귀령 후보를 누르는 이변이 발생했다. 서울 동작을에서도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진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개표 결과 나경원 후보가 당선됐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도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에 승리한다는 예측됐지만 안철수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경기 화성을에서도 예측을 뒤엎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민주당 공영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에서 접전지라고 분석했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오히려 21대 국회 때보다 의석 수가 줄어들게 됐다.

이런 상황을 놓고, '정권 심판론'으로 상승 가도를 타던 민주당의 기세를 꺾은 것은 결국 선거전 막판 불거진 '막말', '부모찬스' 등 논란의 영향이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가 논란에 침묵으로 대응하며 논란 후보들을 안고 가기로 한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선거 종반 가장 큰 이슈는 '이대생 성상납' 발언 등 다수의 과거 막말 논란이 불거진 민주당 수원정 김준혁 후보였다. 김 후보는 과거 유튜브에 출연해 "종군 위안부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활란(총장)이다. (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한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 "박정희란 사람은 일제 강점기 정신대,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했었을 터"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김 후보는 논란 초기 "저와 민주당 죽이기에 나선 보수 언론과 맞서 싸우겠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화여대에서 직접 사퇴하라는 성명을 내며 여론이 악화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당의 집요한 공세가 이어지면서, 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 권고가 있자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준혁 후보는 경기 수원정에서 1.73%포인트 차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를 꺾고 승리했으나 김 후보의 논란은 선거 막판 상대측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산갑의 민주당 양문석 후보 역시 주택 매입 당시 대학생 딸의 명의로 새마을금고에서 11억 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냈다는 이른바 '딸 명의 편법 대출'로 논란이 됐다. 양 후보는 경기 안산갑에 도전장을 내며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해 "수박 뿌리를 뽑아버리겠다" 발언해 징계를 받기도 한 당사자였다. 양 후보도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며 국회 입성에 성공했으나 부동산 논란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로 고발을 당해 여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공영운·양부남 후보의 '부모찬스' 논란까지 더해졌다. 경기 화성을 공영운 후보는 22살 군복무를 하는 아들에게 10억이 넘는 성수동 주택을 증여했다. 매입 당시 해당 주택은 11억8000만 원이었으나, 현 시세는 28억~3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양부남 후보 역시 25살과 23살 아들들에게 9억이 넘는 한남동 단독주택을 증여했다. 양 후보는 소득이 없던 두 아들을 대신해 증여세를 내줬다. 이들 모두 "합법적 증여"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공 후보는 승리가 점쳐졌던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결과를 뒤로 하고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과정에서, 재산 허위신고로 공천 취소를 단행한 이영선(세종갑) 후보의 사례와는 달리 논란이 발생한 후보들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준혁 후보에 대한 '사과 권고' 이외에 별다른 당의 조치도 없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후보들은 논란이 있는 후보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의 연이은 공격과 민주당 지지율이 흔들린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상승가도를 달리던 막판 흐름에 이같은 논란이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격전지에서도 지고, 부·울·경 에서는 이번 국회보다도 안 나왔다. 국민의힘의 읍소작전이 통했다는 말도 있지만, 김준혁·양문석 후보 등의 논란이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도봉갑과 마포갑과 같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의 패배는 공천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제12차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겸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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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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