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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2년 뒤에도 "푸틴 목표는 여전히 '우크라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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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2년 뒤에도 "푸틴 목표는 여전히 '우크라 정복'"

최근 아우디이우카 점령·미 지원 지연에 자신감…러시아 내 공포 분위기 커져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간)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년이 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전히 우크라이나 정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됨에 따라 협상 및 종전 기대는 옅어지고 있다.

최근 알렉세이 나발니를 비롯한 정권 반대자들 뿐 아니라 전쟁 지지자도 비판적 의견 표명 뒤 사망하는 경우가 이어지며 러 내부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익명을 요구한 서방 관리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예속이라는 최대치의 목표를 포기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뒤 거의 2년 간 전쟁을 지속한 뒤에도 우크라이나를 패배시키고 지배하려는 목표를 거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아우디이우카 점령에 성공한 것이 러시아의 자신감을 더욱 키운 것으로 보인다. 몇 달 간 격전 끝에 함락된 아우디이우카는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점령 뒤 러시아의 가장 큰 전장 성과로 평가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 국방장관을 향해 "아우디이우카의 전반적 상황은 완전한 성공"라며 "이를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치하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군사 지원국인 미국의 추가 지원은 공화당 다수인 하원의 벽에 가로막힌 상태다. 지난 13일 상원에서 초당적 지지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이 통과됐지만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해당 법안 하원 통과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 놓은 뒤 하원은 2월 말까지 휴회에 들어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아우디이우카 철수는 탄약 부족에서 비롯됐으며 이는 "의회가 행동하지 않은 탓"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현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이 유지될지 알 수 없다는 점도 러시아가 휴전을 서두를 가능성을 줄이는 요소다.

다만 서방 관리들은 <가디언>에 러시아가 인력과 장비의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믿고 "계속 싸우는 것 외엔 의미 있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푸틴 대통령이 뚜렷한 중기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내부에선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공포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 <가디언>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해 온 초민족주의 군사 블로거 안드레이 모로조프가 아우디아우카에서 러시아군 손실을 폭로하는 게시글을 올린 뒤 사망했다.

모로조프는 18일 해당 게시글을 통해 아우디아우카 점령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병력 1만 6000명과 장갑차 300대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러시아군 사령부 및 크렘린(러 대통령궁) 선전가들로부터 해당 게시글 비판 및 삭제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시사했다. 그의 변호사는 21일 모로조프의 사망을 확인했고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모로조프와 같은 비판적 초국수주의 블로거들이 전쟁 초기엔 용인됐지만 유사한 견해를 견지하던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해 6월 반란을 일으킨 뒤 이들에 대한 억압이 시작됐다고 짚었다. 프리고진 자신도 8월 비행기 추락으로 인해 사망했다.

반대파에 대한 압박은 더 강화되고 있다. 지난 16일 세계에 충격을 불러 일으킨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정치인 나발니의 수감 중 돌연사 발표에 더해 지난해 8월 헬기를 몰고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인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도 머물던 스페인에서 사망한 것으로 이번 주 확인됐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18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쿠즈미노프가 지난주 스페인 알리칸테 지방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망명 당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쿠즈미노프에게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쿠즈미노프가 스페인으로 이주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 대외정보국 국장은 20일 러 국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반역자이자 범죄자는 더럽고 끔찍한 범죄를 계획한 그 순간 도덕적으로는 시체가 된 것"고 말했다.

러 인권감시단체 OVD-Info가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등 러시아 내 39곳 지역에서 20일까지 나발니를 추모하려던 397명이 구금됐다고 밝힌 가운데 21일 <워싱턴포스트>(WP)는 러 현지 매체를 인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구금된 몇몇 젊은이들이 군 징집 소환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서방 관리들과 분석가들이 쿠즈미노프의 죽음은 푸틴 대통령이 재임 기간 내내 던져 온 메시지와 동일 선상에 놓여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 국장 유진 루머는 "이 사건은 망명 중이거나 정권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 누군가의 '명단'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짚었다.

신문은 지난해 프리고진 사망은 푸틴 대통령과의 오랜 긴밀한 관계도 보호막이 되지 못함을 보여주고 지난주 나발니 돌연사는 수감돼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능력을 박탈 당한 사람도 살아남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23일 미국은 러시아에 2년 간 지속된 우크라이나 침공과 나발니 죽음에 관한 책임을 물어 대규모 추가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도 새 제재를 준비 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서방 관리들은 제재가 "러시아 군사 복합체에 큰 타격을 줬다"고 보고 러 정부가 제재로 인해 통상 서방에서 조달하던 첨단 무기 구성품을 구하지 못해 무기 제조에 지연 및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2년 -1.2%에서 지난해 3.6%로 반등하며 제재의 실효성은 의문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말 러시아 경제가 올해도 2.6% 성장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10월 전망치(1.1%)에서 대폭 상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군수품 생산 등 국방 지출을 늘리는 전시 경제로 전환해 성장을 이끌어 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주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러시아를 보면 군대를 위한 생산은 증가하고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이는 과거 소련과 배우 비슷하다. 높은 수준의 생산, 낮은 수준의 소비"라고 지적하며 "나는 실제로 러시아 경제가 인구 유출과 제재로 인한 기술 접근성 저하 탓에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러시아 성장 전망치 2.6%가 "좋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엔 더 큰 이야기가 숨어 있으며 그리 좋은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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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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