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서울·광주·제주 지역의 25개 단수 공천 지역구와 그 후보를 공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첫 총선 공천 발표다. '원조 친윤' 권영세(용산), 배현진(송파을) 의원이 여당 강세 지역인 현 지역구를 지켰고, 당의 '지역구 이동' 요청을 받아들인 이용호(서울 서대문갑), 태영호(구로을) 의원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와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동시에 공천을 신청한 송파갑에선 박 전 앵커가 단수후보로 지정, 친윤 인사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강서을의 경우 김성태 전 의원의 컷오프로 공천신청자가 1명만 남았음에도 단수 지역구로 선정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관위 6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결정된 세 지역 단수 후보자는 총 25명으로 서울 19명, 광주 5명, 제주 1명이다. 정 위원장은 "유형별 평가점수를 합산해서 결정했다"며 단수후보가 결정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탈락자의 경우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컷오프인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서울에선 앞서 당의 지역구 조정을 받아들인 이용호 의원과 태영호 의원이 단수후보로 공천된 점이 눈에 띄었다. 이 의원은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마포갑에서 험지 서대문갑으로, 태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전략공천된 보수텃밭 강남갑에서 역시 험지에 꼽히는 구로을로 지역구를 옮긴 바 있다. 정 위원장은 다만 "데이터가 잘 나와서 (후보가 된 것)"이라며 "단수공천을 하는 데에 별도 (지역구 수용 등의)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윤심' 후보로 꼽히는 친윤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장면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검사 출신인 석동현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양지인 서울 송파갑에서 역시 친윤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온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에게 고배를 마셨다. 해당 지역구는 박 전 앵커의 단수후보 지역구로 선정됐는데, 이날 정 위원장 설명에 따르면 단수후보 지역구의 공천 탈락자는 기본적으로 공천 원천배제 대상인 컷오프 대상자로 취급될 예정이다.
반면 '원조 친윤'으로 꼽히는 권영세 전 통일부장관, 인수위 대변인 출신의 배현진 의원은 여당 우세 지역이자 본인 현역 지역구인 용산과 송파을을 각각 지켜냈다. 김기현 전 대표 체제 당시 최고위에 진입한 친윤인사 김병민 전 최고위원, 검찰 출신으로 역시 친윤계로 꼽히는 김경진 전 의원 또한 각각 광진갑과 동대문을에 단수후보로 지정되며 무난히 본선 후보가 됐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들도 단수공천 명단에 포함됐다. 영입인재 전상범 전 판사는 강북갑에, 언론인 출신 호준석 대변인은 구로갑에 단수후보로 지정됐다. 다만 이들 지역구의 경우 모두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험지'로 꼽히고 있다.
한편 김성태 전 의원의 부적격 판정으로 현역 박대수 의원만이 남게 된 서울 강서을의 경우 오히려 단수후보 지역구로 선정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정 위원장은 해당 지역구가 단수후보 지역구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로 "당 지지도와 (상대 당과의) 차이라든가, 당선 가능성을 생각해서 좀 더 생각하기 위해 보류로 놓은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이의신청을 예고했던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혀, 강서을의 단수공천 보류에 고려되진 않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문태성 전 국민의힘 은평을 당협위원장 1인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은평을도 단수후보 지역구에서 보류됐다.
반면 강서갑·병에서는 구상찬 전 의원과 김일호 전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이 각각 2명의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단수 후보로 확정됐다. 서울 내 대표적인 양지로 꼽히는 강남 3구에서는 서초갑 지역구에서 현역 조은희 의원이 최지영 동북아외교안보포럼 이사장, 김해정 문화예술전문가 등 복수 경쟁자를 제치고 단수공천을 받았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서울 동작을 지역구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험지 중 험지인 광주에서는 공천 신청이 들어온 5개 지역구 모두에서 단수공천이 이뤄졌다. 강현구, 하헌식, 김정현, 안태욱 등 4인은 1인 신청 지역구여서 그대로 후보로 확정됐고, 유일하게 경합이 일었던 동구남구을에서도 문충식 당협위원장을 제치고 박은식 비대위원이 공천을 받았다.
한편 국민의힘은 앞서 서울 마포 및 경남 '낙동강 벨트' 등에 공천을 신청한 현역·중진의원들의 지역구 재조정을 마무리한 이후 추가 출마지 조정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의 '교통정리'는 일단락되고 경선 국면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이영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중·성동을 지역구를 대상으로 재배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당사자들이) 반대하는데 굳이 억지로, 인위적으로 재배치할 생각은 없다"며 "당에서는 재배치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후보자 모두 그 지역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재배치를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도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중·성동을 상황과 관련 "좋은 분들인데 한 군데로 트래픽(교통정체)이 있어서 문제이지, 본인들이 원하면 경선을 해야 한다"며 "(당사자들) 자유 아니겠느냐"고 했다.
장 사무총장은 한편 서울 서대문갑·종로 출마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 관련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인 전 위원장에게 (당에서) 종로 출마를 제안한 적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제가 전해듣기로는 그 분이 출마 의사가 없는 걸로 안다"고 했다.
장 총장은 다만 "그 분이 출마 의사가 있다면 저희가 지역도 고려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출마 의사가 없는걸로 안다"고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인 전 위원장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논의도 아직 없다"고 했다.
장 총장은 또 유승민 전 의원의 수도권 역할론에 대해서는 "그 논의는 아직 진행된 것이 없다. 검토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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