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금 법카로 천만 원어치의 과일을 사먹은 게 사실인지" 라고 하는 등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13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연휴 동안) 중요한 내용들에 대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이 전혀 답을 안 하고 있다. 제가 국민 대신에 몇 가지를 질문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과거 (이 대표가) 방송에서 '냉장고에 과일 넣어놓고 꺼내먹는 게 꿈'이라 말씀하신 것도 본 적이 있다. 아무리 그래도 세금으로 그 소원을 이루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비꼬듯 묻기도 했다.
그는 이어서도 "둘째는 (이 대표가) 과거 명절 제사상도 공금 법카로 하셨단 의혹도 있었는데 그게 사실인지 묻겠다. 이번엔 혹시 안 그러셨나"라는 등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공천 관련 질문에 "민주당은 이 대표를 보호해 줄 사람, 이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정치적 이익이 되는 사람(만 공천하고 있다)"며 "총선 이후의 내부 정치를 감안한 공천과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는) 임종석 전 실장이든 누구든 간에 이재명의 경쟁자가 될 수 있거나 이재명이 감옥에 가지 않게 보호해 준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할 사람들을 다 하나씩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잘라내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그건 뺄셈 정치"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반면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우리당이 제시하는 후보는 저 개인에게 어떤 이익이 되는지는 고려하지 않을것"이라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신봉하는 그 부분이 확고하다면 여러 각론에서 생각이 다르더라도 포용할 수 있다"고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기자들이 '정부에 쓴소리를 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 같은 분들도 공천에 포함하겠다는 얘기인가' 묻자 "그것을 특정해서 제가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 다만 포용도 최소한의 기강을 전제하고 (말을) 한 것"이라며 선을 긋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유 전 의원은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저렇게 국민 밉상이 돼 있는데 어떻게 같이 가나", "윤비어천가를 부르면서 선거를 한다, 그거는 그냥 죽자는 소리"라고 말하는 등 대통령실에 대한 쓴소리를 남긴 바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유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어떤 특정한 분을 염두에 두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쓴소리도 발전을 위한 쓴소리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감정적인 쓴소리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뉘앙스의 답을 남겼다.
한 위원장은 당내 공천상황과 관련 '중진 재배치가 PK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당내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세 지역에서 오랫동안 봉사해왔던 중진들은 자체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나"라며 "그 힘을 우리가 이기는 데 잘 쓰기 위해서 재배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경 기조를 보였다.
앞서 여당 내에선 김태호·서병수·조해진 의원 등 부산·경남 지역 중진 의원들이 각각 민주당 현역 지역구로의 재배치를 받았다. 이 같이 자리가 빈 양지에 용산 참모 출신 등 친윤인사들이 들어설 경우, 이른바 '윤심공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저희가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지역(양지)에는 (신인들이 가고) 다른 곳(험지)에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분들이 헌신해서 다른 곳에서 이겨주시면 그건 굉장히 쉬운 산수지 않나"라며 소위 '공천물갈이'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공천상황과 관련해선 앞서 공관위를 통해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의원이 지난 7일 "(본인 부적격 판정은) 암처럼 퍼진 '핵관'이 만든 결과"라고 반발하면서 파열음이 일고 있기도 하다.
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선 "(김 전 의원은) 단식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함으로써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걸 온몸으로 막은 분"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시스템공천의 과정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당 후보로서 김 전 의원을 국민들께 제시하진 못한다"고 김 전 의원의 이의신청을 일축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연휴 동안 총선 출마 및 신당 창당을 시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조 전 장관은 우리가 주장하는 병립형 제도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다"며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와 민주당의 준연동형 선거제 결정을 동시에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조 씨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선거제도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인가, 아니면 조 씨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엄두도 못 내는 제도가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제도인가" 물으며 "이 대표가 이끈 민주당이 지금 야합으로 관철하려고 하는 소위 말하는 준연동형 제도 하에서는 틈이 보인다. 조 전 장관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설 연휴 동안 이뤄진 제3지대 통합과 관련해서도 "선거에서 배지를 다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모인 것"이라며 "일종의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결혼"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는 "우리당엔 김경율 비대위원도 있지만 훨씬 더 오른쪽 (성향)을 가진 이들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향점이 같다"며 "그런데 지금 신당(개혁신당)은 그 정체성이라는 게 정말 있나, 그 신당이 태동하게 된 이유는 바로 아까 말한 그 (준연동형)선거제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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