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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 한동훈 앞에 놓인 숙제는? 김건희 특검, 당정관계 등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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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 한동훈 앞에 놓인 숙제는? 김건희 특검, 당정관계 등 험로

[전망] '김건희 특검' 앞 작아지는 한동훈? 당정관계 변화 이룰까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의 오른팔'로 불려 온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인 정치를 앞두고 있다. 무려 집권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무거운 자리다. 당 안팎에서는 수평적 당정관계 확립과 청년·중도층 지지 확장에 대한 기대가 모인다. 그러나 '김건희 특검' 앞에 작아지는 모습 등 과연 한 전 장관이 당정관계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 경험 부족도 약점으로 꼽힌다. 청년·중도층의 지지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 차원이다. 가능성을 자산으로 바꿀 열쇠는 그가 앞으로 보일 정치적 역량이다.

국민의힘이 한 전 장관에게 거는 기대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후보 지명 하루 뒤인 지난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모두발언에 집약돼 있다. 윤 원내대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후보지는 당정관계에 활발한 소통을 가져올 것이며 이를 통해 민의와 국정의 밀접한 연계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 사이에는 기본적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허물없고 진솔한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권의 화두로 떠오른 '건강한 당정관계 확립'의 적임자가 한 전 장관이라는 주장이다.

한 전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후보 지명 이틀 전인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호기롭게 답했다. 그러나 그는 후보 지명일인 지난 21일에는 당정관계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 승리해 행정을 담당하는 이점이 있다"며 "그 시너지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 국민들께 필요한 정책을 실천에 옮기겠다"고 했다. 여당의 정부 견제 기능보다는 협력에 방점을 둔 것이다.

견제와 협력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여당 지도부의 정치적 역량이다. 당장 그 역량을 가늠할 첫 시금석은 다수 여론조사에서 6~70%대 찬성이 확인된 '김건희 특검'이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특검법 통과를 벼르고 있다. 특검법 처리 국면에서 여당이 보일 득점 혹은 실점은 '비대위원장 한동훈'의 첫 정치 실적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 전 장관은 앞서 이에 대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 만들어진 악법"이라며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고, '김건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의 성격도 "몰카 공작"으로 규정했다.

두 번째 가늠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의 불안요소로 거론되는 용산발 '대통령실·검찰 공천' 문제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의 '윤핵관·중진의 험지 출마 내지 불출마' 혁신안과 영남권을 겨냥한 당무감사위원회의 '46곳 현역 당협위원장 컷오프(공천 배제)' 권고 계획 등이 '낙하산 공천'을 위한 빈 자리를 만들려는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 명확하게 반기를 든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한 전 장관이 얼마만큼의 자율성을 발휘할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앞서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 3.8 전당대회 당시 유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을 사실상 용산이 나서서 정리하며 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탄생시킨 일에 비춰보면,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이나 공천, 당 통합과 관련된 문제에서 독자적인 공간을 확보할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관측이 섣부르지만 나온다.

'긁지 않은 복권' 한동훈의 불안요소는?…공격적 말하기 방식, 경험 부족 등

한 전 장관이 가진 최대 자산은 그가 사실상 '미래권력'이라는 점이다. 윤 원내대표는 한 전 장관에 대해 "기존의 우리 당원과 보수층을 재결집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청년층 및 중도층과도 공감대를 이룰 분"이라며 "한 후보는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에서 여권 인사 중 1위로 나오고 있으며 기성 정치인과 다른 참신한 언행으로 청년층과 중도층으로부터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한 전 장관에게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스윙 보터(swing voter)'를 끌어들일 매력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다만 청년과 중도층에 대한 한 장관의 소구력은 기존 여론조사상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오르기 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수행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전 장관의 18~29세 지지율은 6%, 30대 지지율은 12%, 중도층 지지율은 13%로 나타났다. 가상 적수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8~29세 지지율 5%, 30대 지지율 12%, 중도층 지지율 16%와 엇비슷하다.

"기성 정치인과 다른 참신한 언행"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검사가 피의자를 대하는 듯한 한 전 장관의 말하기 방식은 비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밝힐 즈음에도 그대로였다. 한 전 장관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앞으로의 거취를 묻자 "그냥 의원님 혼자 궁금해 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같은 날 한 기자가 '김건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도 그는 "민주당이 저한테 꼭 그걸 물어보라고 시키고 다닌다고 그러더라"고 비꼬았다.

이는 그가 '대통령의 참모'인 장관·국무위원일 때는 오히려 그를 돋보이게 했지만, 정치적 리더에게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한 전 장관을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 유시민 전 장관에 비기는 시각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명쾌한 언변, 화려한 논리와 대야(對野) 전투력, 대통령의 동지이자 측근이며 미래권력으로 누렸던 정치적 위상까지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싸가지 없다'는 이미지는 그의 약점이었고 한때 잠룡으로 꼽혔던 유 전 장관은 정치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한 전 장관은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진짜 위기는 경험 부족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다"(19일), "권력 쟁투 의미의 정치에 대해서는 멀리 있었지만, 공공선의 추구라는 큰 의미의 정치는 벌써 20여 년째 하고 있다"(21일)라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당 안팎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만한 답은 아니었다.

때문에 한 전 장관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4선 중진인 홍문표 의원은 지난 2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장관은 '내가 이 당을 맡아서 비대위를 해보니 이것은 이렇게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당정관계에서의) 수직이 수평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것만 소통을 잘하고, 대통령의 공약을 행동으로 실천하면 한 170석 정도도 건질 수 있다"고 기대를 보였다.

반면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21일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한동훈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국민의힘으로서는 정말 큰 도박을 한 것"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한동훈이라는 보수 우파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인 자산도 잃어버리고 내년 총선에서 패배의 길로 가는 선택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위원장은 이를 놓고 "이제는 던져진 주사위"라며 "대통령도 결단을 한 것이다. 이건 사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기 말에나 가능한 행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미래권력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초반에 투입한 것"이라며 "만약에 내년 총선에서 이기면 급격하게 한동훈에게 권력의 추가 움직일 것이다. 그걸 감내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이 결단을 한 것"이라고 짚었다. "최후에 쓸 카드를 먼저 선제적으로 쓴 것"이라는 얘기다. 윤 대통령이 던진 주사위의 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주사위를 덮은 컵은 내년 4월 10일에 치워질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에 인용한 한국갤럽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는 언론사 의뢰 없는 자체 조사이며 전화조사원·무선 가상번호 방식으로 수행됐고,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3.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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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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