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외교적 무능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북풍 음모론'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맞섰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이 지난 17일과 1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뒤 "북한은 차치하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안보 무능과 무대책도 매우 걱정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은 '도발에 즉시 압도적으로 대응하라'고 말만 강경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단 한번도 러시아와 중국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해 결의안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대통령은 핵 문제 해결과 평화에 의지도 능력도 없이 북한 도발에 허세만 부리고 북한은 다시 도발하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안보 무능에 외교 무능까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날 기자들에게 △ 미국의 확장억제 재확인 △ 북한 핵 공격 불용 △ 미국 핵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논의했다며 '내년도 한미 연합 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홍 원내대표는 "아무 의미 없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첫째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역대 한미 정부가 모두 확인해 온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둘째, 굳건한 안보태세 유지는 국가의 당연한 책무일 뿐"이라며 "더 큰 문제는 (군사) 비용 청구 문제다. 미국이 앞으로 비용 청구 안 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나"라고 이유를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강압적이고 소극적인 정책이 북핵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라고 강조하며 외교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전쟁 위기만 높이는 안보 무능, 외교 무능을 반성하고 외교·안보를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 장관을 다 교체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과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외교와 대화로 평화를 만드는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 미일 외교·안보를 강화한다고 러시아, 중국과 척 져서야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통일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총선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안정성을 허물기 위해 대형 군사도발과 남남분열 공작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더구나 예전과 달리 중국, 러시아와의 국제 공조를 통해 도발 및 공작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북한 위성 발사를 비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근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하는 일도 있었다"며 "북한과 인접국 간의 군사적·외교적 결속이 우려 수준을 넘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는 만큼 우리로서는 미국, 우방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국민 안보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선거에만 눈이 멀어 북풍 운운과 반일 선동으로 정부의 노력을 폄하하고 국론 분열을 유도하는 것은 북한의 남남 분열 공작에 앞장서는 것과 다름 없다"고 대야 공세도 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에서 "휴전선을 중심으로 국지적 충돌을 유도하려 한다는 걱정이 참 많다. 국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조직 사건을 들고 나오지 않겠냐는 우려가 참 많다"고 한 일을 겨냥한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은 북한 정권만으로 충분하다"며 "민주당은 안보에서만큼은 국민 분열을 통해 이익을 누리기보다 국민 안전을 위해 뜻을 모아가는 공당의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전날 구속된 데 대해 윤 원내대표는 "송 전 대표는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며 "민주당이 정말 민주주의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한다면 반민주적 범죄에 연루된 이들을 감싸서는 안 될 것이며 정당의 울타리 안에서 떳떳한 양 행동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 구속에 대해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금은 탈당하셔서 개인의 몸인데 민주당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다른 의원을 당 차원에서 조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는 "의혹만 갖고 의원님들 모셔다놓고 어떻게 할 수 있나"라며 "수사기관에서 정확하게 (혐의가) 확인되면 그때 가서 대책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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