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1인 1표제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크다"며 대의원-권리당원 전당대회 투표 비중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대의원 비중을 줄이고 권리당원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의 등가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라며 "그 방향(대의원과 권리당원의 1대 1 반영 비율)으로 가야 하긴 하겠지만 단번에 넘어서기는 어려운 벽이어서 한 걸음씩 이렇게 점진적으로 바꿔 나간다는 점들을 이해하고 용인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비율을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니까 한꺼번에 1대 1로 가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자는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고 전당대회에서 친명 색체가 강한 권리당원 표의 반영 비율을 3배 이상 높이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2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대의원 표 반영 비중을 줄이기로 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규 개정안의 골자는 대의원 대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20대 1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다. 현행 규정으로는 권리당원 60표가 대의원 1표에 해당된다. 결국 현행과 비교하면 권리당원들의 1표 가치가 상대적으로 3배 이상 올라가는 셈이다. (☞관련기사 : 민주당, 현역의원 하위 10%에 공천 페널티 30%…"친명 공천" 반발도) 현 민주당 권리당원 중에는 친명 성향 당원들이 다수여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비중 조정은 기존 당내 구도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핵심 갈등 소재가 돼왔다.
당의 이같은 결정에 비명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얼마나 갈 거라고 이러는지...권불삼년(權不三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거늘"이라고 비판했고, 조응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은 정치적으로 든든한 배경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은 팬덤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그것을 약화시키는 일은 스스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성 친명의 목소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같은 비명계 의원들의 비판을 의식한 듯 "당이라고 하는 것이 다양한 입장이 있는 게 기본이고, 또 제도라고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게 아니라 서로 양해해야 되는 것이니 이견이 있는 건 당연하다"며 " 충분한 협의와 논의를 거쳐서 의견들을 모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당무위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당내에서 대의원제 권한 축소 방안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20:1 정도는 그래도 당내 공감이 있는 범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당헌·당규 개정안은 오는 12월 7일 오전 10시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고, 이 안이 최종 확정되면 내년 8월 전당대회부터 적용된다.
한편 이 대표는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 답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당 안팎에서 '병립형 회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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