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슈퍼 빅 텐트'를 치겠다며 민주당 인사도 눈 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은 나라의 미래가 담긴 선거"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과 함께 '슈퍼 빅 텐트'를 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인사 영입 못지 않게, 많은 국민을 대변하는 각계각층의 인물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다"며 "부정부패 정당이 돼 '개딸'에게 휘둘리는지금 민주당에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양심을 지키는 분들이 민주당에 소수나마 있다는 점도 유의깊게 보고 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 당은 국민 통합 인재를 대거 영입하고 출중한 인물이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고민하는 모든 분의 동참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 대표의 이날 '민주당 양심 인사 영입' 발언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과,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한국의희망 신당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탈당한다면 국민의힘에 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서 연대 제안이 왔나'라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 지도부 압박 계속하는 與 혁신위 "전략공천 안 돼")
다만 당 내에서는 김 대표의 '슈퍼 빅 텐트'론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비주류와도 화합하지 못하고 몽둥이 찜질한 다음에 어디에다 빅텐트를 치겠다는 것인가",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이준석과도 화합 못 하는 사람이 어디 가서 빅텐트를 치겠다는 말인가"라며 "존재 부정이다.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시켜가면서 당선된 사람이 빅텐트를 고수할 때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한편 내년 총선에서 여야 모두 득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청년층과 관련, 현재 국회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예산심사를 '청년 예산 삭감'으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주부터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과방위·환노위·산자위·문체위 등 상임위 소위 및 전체회의 예산심사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예산 심의를 의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의 청년 예산 삭감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가 편성한 청년 예산의 80% 가량이 삭감됐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막무가내로 도려낸 빈 곳에는 이재명 대표 생색내기 예산으로 채우는 실정"이라며 "이재명 대표 홍보용인 지역화폐는 소비진작 효과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아 정부가 편성 자체를 안 했는데 민주당은 무려 7053억 원이나 동의도 없이 불법으로 증액했다"고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이번 예산 심사에서 청년 관련 예산을 80% 감액한 대신 교통비 지원으로 3만 원씩 뿌리는 이재명 대표의 청년패스 예산을 책정했다"며 "청년들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도록 돕는 대신 푼돈을 쥐어주고 청년의 표심을 사려는 것은 청년의 지성을 얕잡아보는 오만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이날 공식 사과한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 현수막 게첩 논란에 대해 "청년 비하 현수막을 통해 청년 세대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각이 명징하게 드러났기에 크나큰 우려를 표한다"고 날을 세우며, 이를 '청년 예산 삭감' 공세와 연계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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