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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서 '한녀' 20명 죽이겠다" 살해예고한 남성, 집행유예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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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서 '한녀' 20명 죽이겠다" 살해예고한 남성, 집행유예 선고

재판부, 자수 등 참작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들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살인예비, 협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이모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 7월 24일 인터넷 게시판에 "수요일 신림역에서 한녀(한국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았다.

아울러 이 씨는 글을 올리기 전 길이 30센티미터가 넘는 흉기를 구매했다가 구매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는 여성들을 살해할 목적이었다고 판단됐다.

이 씨는 또 총 1224회에 걸쳐 지난 3~7월 사이 인터넷에 여성 살해를 암시하는 여성 혐오 글을 게시한 혐의도 받았다. '죄다 묶어놓고 죽이고픔', '2분이면 10마리 사냥 가능' 등의 글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이 씨는 24일 오후 12시경 112 신고로 자수해 지구대에 임의동행됐다.

양 판사는 이에 관해 이 씨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인터넷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저속하고 부적절한 글을 올렸다고 해도 이 글만으로 피해자들에게 공포감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였다.

또 이 씨가 글을 올린 게시판(디시인사이드) 특성상 이 씨의 글이 특별히 더 위협적이었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다만 양 판사는 살인예비죄와 협박죄 일부를 유죄 판결했다. 이 사건으로 다수 시민에게 불안함 등을 야기한 피해가 있지만 이 씨가 자수하고 반성한 점이 참작됐다.

한편 양 판사는 이번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라고 적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판단했다. 이 씨가 범행 대상을 여성으로만 특정한 점을 고려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평소에도 '한녀'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신림역에서 여성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 A씨가 지난 7월 2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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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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