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하다 숨진 교사 A(38)씨의 발인식이 3일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엄수됐다. 전북 군산에서 숨진 초등교사 B씨의 발인도 같은 날 군산 은파장례문화원에서 엄수됐다.
교사들이 4일 집단행동을 예고한 마당에도 이틀 연이어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서 교육계의 분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발인식에서 A씨의 유족과 동료들은 빈소를 찾아 오열하며 발인예배를 올렸다. 빈소에서 기독교 형식으로 찬송가 제창이 이뤄진 후 A씨의 딸이 엄마의 영정사진을 들고 발인식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유족과 동료들은 다시금 오열했다.
발인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선생님이 고통받은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고인이 가시는 길을 아름답게 하겠다"고 유족에게 다짐했다.
조 교육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이 또 한 번 일어났다"며 "선생님께서 아픈 선택을 하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단호하고 엄정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인의 사망과 악성 민원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14년차 교사인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경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작년 2학기 복직했으며 올해 3월에는 6학년 담임을 맡았다.
동료 교사들은 A씨가 6학년 담임을 맡은 직후부터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망 전 연가와 병가 등을 썼으며 사망일은 질병휴가 마지막 날이었다.
B씨의 발인식에도 유족과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동료교사들은 B씨가 올해들어 어려움을 주변에 호소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1일 오전 10시 25분경 군산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인근 B씨의 차량에 남은 휴대전화 배경화면에는 고인의 유서 형태 메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교육계의 '학부모 갑질'에 대한 분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교육계에서는 주최 측 추산 20만 명에 달하는 교육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 집결해 교권 회복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4일에는 교사들의 단체 행동이 예정돼 있어 다시금 여론의 주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일 성명을 내 "또다시 동료를 떠나보내는 현실이 그저 참담하고 원망스러울 뿐"이라며 "두 선생님에 대한 교육청과 관할 경찰서의 책임있는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교조는 "특히 두 선생님의 죽음과 학교생활 고충 등의 연관성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여 개인사로 서둘러 조사를 끝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현재 교육청과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故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과 관련한 진상조사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과정을 지켜본 우리 동료 교사들의 마음속에는 걱정과 불안이 앞선다"며 "이미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의 죽음을 개인사로 단정 짓고,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많은 제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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