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고 말한 이유를 이철규 사무총장에게 직접 물으니 윤상현 의원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2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총장의 승선 발언을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내가 직접 물어봤다. 이철규 총장한테. 나를 지목해서 이야기한 것이냐. 어떤 방송에 윤상현, 하태경 이렇게 나오더라"고 답했다. 이어 "얼굴 보고 물어봤다"며 이 총장이 "저는 아니고 윤상현 의원"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윤상현 의원 발언 중에 '우리 당에 큰 암이 있다, 두 덩어리 있다'고 그랬는데 윤 의원은 사람을 두고 이야기한 것 같지는 않은데 당내에서는 '지도부를 어떻게 암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해석한 것 같다)"고 '승선 발언'의 배경을 짐작했다.
이어 "윤 의원이 지도부, 특정인을 두고 암이라고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극복해야 될 어떤 문화라든지 여태까지 관성 이런(것들을 지칭했을 것)"이라며 "(이 총장이 윤 의원의 말을) 약간 막말로 인식한 것이다. 과거 김재원 몇 분 징계를 당했다. 그런 막말로 인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0일 한국방송(KBS) 인터뷰에서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암이 두루두루 많이 퍼져 있는 작은 암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 개가 있다. 민주당 같은 경우는 암 치료하면 소생이 되지만, 국민의힘은 그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 여러 가지 내홍 사태도 있지만 이재명 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고민정 최고위원, 박찬대 최고위원 전원이 수도권 의원이다. 그러니까 수도권 선거를 다 잘 아는 의원들"이라며 "우리 당에 있는 당 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수도권 선거를 전혀 치러본 경험이 없는, 전국 단위의 선거에 공천해 본 적도 없고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다. 공천받는 지역이 텃밭 지역"이라며 '수도권 위기론'도 제기했다.
일주일 뒤인 지난 17일 의원총회에서 이 총장은 "우리가 함께 배를 타고 항해하는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며 "본인 생각만 가지고 당 전체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경솔한 언행은 본인이나 당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찌감치 윤상현 의원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 당내 비윤계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이 중 유 전 의원은 전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협박을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이렇게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공천관리위원회 당연직 부위원장으로 내년 총선 실무 책임을 맡는 데다 당협위원장 인선 등을 맡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당연직 위원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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