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간 기준 6.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관광업이 호조를 보여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에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일본 내각부는 올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기준)이 전기 대비 1.5%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3개 분기 연속 상승했다.
연율로는 6.0% 성장 추세다. 연율 환산 실질 GDP는 560조7000억 엔(약 5151조7000억 원)을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이 3.2% 증가해 성장률을 떠받쳤다. 관련해 <아사히> 신문은 "수출 증가의 원동력은 자동차"였다며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4~6월 승용차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96만 대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관광 산업 회복도 성장률에 기여했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의 소비가 호조"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는 수출 계정으로 집계된다.
올해 4~6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분기의 69.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들의 소비액은 1조2052억 엔(약 11조734억 원)에 달했다. 이는 2년 전의 95% 수준이다.
2019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188만 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5일 발표한 블로그 '한일 외국인 관광객 현황 및 평가'에서 "일본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이 4월 기준 67%로 우리나라보다 13%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 대만 등 여타 국가로부터의 관광객 회복률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관광업이 급격히 회복하면서 일본 관광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구인 검색 사이트 '인디드' 조사 결과 6월 관광업의 구인 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용이 본격화한 작년 10월 대비 1.8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인바운드' '외국인'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구인이 2.3배 증가해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수입은 4.3% 감소했다. 내수는 -0.3%포인트 성장하는데 그쳐 2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경제가 회복하면서 물가 상승세도 이어지는 가운데, 임금 인상이 성장률 회복세를 따라잡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무엇보다 임금 성장세가 물가 인상을 따라잡지 못해 GDP의 과반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약세"를 보인다며 중국의 침체가 뚜렷하게 관측되는 등 "해외 경제가 감속한다면 일본 경제가 안정 성장을 지속할 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사이토 타로 닛세이기초연구소 조사부장도 "소비가 코로나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 수입 감소는 내수 약세를 반영한다"며 "(2분기 성장률이) 이만큼 좋게 나왔다면 다음은 마이너스 성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정책적으로는 여전히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본의 성장 여력이 한계를 보인다 한들, 올해 일본의 뚜렷한 회복 기미는 한국 경제와 극명히 대비된다.
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0.6%에 그쳤다.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1분기로 따져도 일본은 0.9% 성장한 반면 한국은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연간 기준 한국의 성장률은 일본에 크게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성장률이 일본보다 낮았던 때는 25년 전인 1998년이다. 이 때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국가가 말 그대로 '환란'에 처한 위기 상황이었다.
당시 한국의 성장률은 -5.1%였고 일본은 -1.3%였다. 이 같은 특별한 시기를 제외하면 경제 규모가 작고 발전세는 빨랐던 한국이 일본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최근 과거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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