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부실 운영 불똥, 축구장으로 튀었다…"김관영, 나가!"

윤석열 정부와 전북도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부실 운영 불똥이 축구장으로 튀었다. 도와 잼버리조직위원회가 K팝 공연 장소를 변경하면서 전북 현대와 충분히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축구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기됐던 잼버리 K-POP 공연을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 도지사는 "K팝 공연을 전후해 전북 현대 축구단의 홈 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다른 구장으로 옮기기로 한 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잼버리조직위는 당초 공연 장소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전주월드컵경기장 두 곳을 염두에 뒀지만, 전북도가 전주 개최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북 현대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은 이날 오후 2시에 해당 사실을 전달 받았다. 전북 현대는 하나원큐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첫 경기를 5시간 앞두고 2연전이 펼쳐질 오는 11일 잼버리에 안방을 내주게 된 것이다. 전북은 이날 인천과의 1차전을 2대 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은 언제 어디에서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경기 시작도 전에 "김관영, 나가!"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으며 "죽은 잼버리에 쫓겨나는 축구", "관영 씨 협조? '협'박으로 '조'짐?", "잼버리도 망치고 전북도 망치고" 등의 걸개도 등장했다. 구단 측도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곳이 우리의 집"이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전북 현대 상대팀인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도 피해를 보게 됐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오는 9일에, 수원 삼성은 오는 12일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각각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휴가철 사흘 간격으로 펼쳐지는 전북과 인천 경기 일정에 맞춰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숙소를 예약한 팬들도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전북 현대는 "인천 유나이티드전 예매자 전액 환불"을 약속한 상태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현대 감독은 "(경기 일정 변동에 대해) 정말 나쁜 소식이다. 태어나서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홈을 떠나 일정 변경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 팀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 7월 6일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 전 중계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