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앙은행(BOJ, 일은)이 장기금리 변동 상한선(0.5%)을 넘는 수준으로 시중 금리가 변화해도 이를 일정 수준 용인하기로 한 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도쿄에서 두드러진 주택 가격 상승세가 약화하리라는 관측이 나왔다.
3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신규발행분) 수익률이 장중 0.605%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4년 6월 이후 약 9년 만의 최고치다.
<지지통신>은 이에 관해 일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장기간 이어진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이 소폭 긴축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내려지면서 "국채 매도 움직임이 우세해져 금리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시장 움직임에 대응해 일은은 이날 시장에 개입해 국채 매입에 나섰다. 일은의 국채 매입은 올해 2월 22일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이번 시중 금리 변동은 일은의 새로운 용인 범위 안이다. 하지만 일은의 의도와 같이 시장이 움직이더라도 급격한 변동은 충격을 준다고 일은이 판단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은이 임시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은은 당초 10년물 국채 금리가 제시된 변동폭을 넘어설 경우 시장에 개입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변동 상한선을 지키는 양적완화 정책(Yield Curve Control, YCC)을 유지해 왔다. 앞으로 변동 상한선인 0.5% 수익률이 넘어도 용인하기로 정책 방향을 바꾼 가운데, 기존 0.5% 수익률 수준으로 진행하던 10년물 국채 매입 수익률은 1%로 높이겠다고 일은은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장기금리의 소폭 상향 조정으로 해석됐다.
이 경우 그만큼 엔화 수급 비용이 오른다. 즉 엔화 가치가 오른다. 이는 일본 경제에 국가채무 이자부담 증가, 수입품 물가 하락 등의 영향을 끼치게 된다.
관련해 특히 최근 상승세가 이어진 도쿄 부동산 경기에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비즈니스 인사이더 재팬>은 "이번 일은의 결정이 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우에다 쇼크'로 인해 고정형 금리(고정금리)의 상승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기존 장기금리 상한인) 0.5%포인트의 버퍼가 1.0%를 향해 상승하면 3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현재의 1.9%대에서 2%대 중반 수준으로 서서히 인상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이 같이 대출 부담이 커지면 자연히 부동산 시장은 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지속된 상승세로 도쿄 도심의 신축 아파트 가격은 버블 시기를 넘어섰다.
지난 21일 <도쿄신문>이 부동산경제연구소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올해 상반기 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1호당 평균 매매가격이 전년동기대비 60.2% 급등한 1억2962만 엔(약 11억8584만 원)"이었으며 이는 "과거 최고 기록이던 1991년의 9738만 엔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재팬>은 "현재 도쿄 도심의 신축 아파트 가격은 평당 850만 엔(약 7626만 원)~1000만 엔(약 8972만 원)을 넘는 물건도 드물지 않"다며 "도쿄 도심 타워 맨션 최상층의 프리미엄 주택은 150평 기준 7억 엔(약 63억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어 가격만 보면 버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이어 이번 일은의 조치를 "금융완화 종말의 시작"이라고 보면 "이번 궤도 수정으로 인해 주택 시장 자체가 축소를 강요당할 것"이며 "지금과 같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코스트 푸시(비용 상승 압력)마저 배경에 있다면 단기간에 주택시장 수축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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