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전투가 격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1일(현지시간)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파울로 키릴렌코 도네츠크주 주지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리만, 마린카 등 3개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병력을 결집해 진격을 시도하고 있으며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전날에는 도네츠크주 세르히이우카 마을의 한 학교가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에 노출돼 선생님 1명을 포함한 2명이 숨졌다. 남성 4명과 여성 2명은 부상으로 병원에 옮겨졌다.
현지 검찰 당국에 따르면 포격 당시 학교 건물에는 직원 12명이 업무를 보고 있었으며 학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헤르손주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주지사도 밤새 어린이 1명을 포함한 5명이 다쳤다며 러시아군이 대포와 드론, 박격포, 로켓 등 82발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도 전날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57세 민간인 남성 1명이 다쳤다고 올레흐 시녜후보우 주지사는 말했다.
하르키우 서부 수미주에서는 10대 1명이 국경을 넘어 날아온 공격에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 잠재적 핵 재앙을 일으킬 준비가 되어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대기 중 위험 물질 배출을 유발할 수 있는 원전 부분 폭발을 일으킬 기술적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파트너들과 필요한 점을 논의하며 러시아가 왜 이런 짓을 벌이는지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초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지지와 관련된 서클 안에 다른 메시지도 있다"며 "공화당 일각에서 때로는 지원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위험한 메시지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초당적 지지를 유지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체스 총리는 같은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레오파드 전차 4대와 병력 수송용 장갑차, 이동식 야전병원뿐 아니라 재건 자금 5500만 유로(약 791억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평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만이 조건과 시기를 정할 수 있다"며 "다른 국가 및 지역이 평화 계획을 제안하고 있고 감사하지만, 우리는 그걸 전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것은 침략전쟁이고 침략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며 "그들이 동등하게 취급받아선 안 되고, 규칙을 무시하는 것이 보상받아서도 안 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 공식'을 지지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美CIA국장, 최근 우크라 비공개 방문…반격작전 등 논의
미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을 면담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6월 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공개로 방문,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자 등을 면담했다.
방문 시점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와그너 그룹이 지난 24일 러시아 내 무장반란을 일으키기 이전인 것으로 파악됐다.
번스 국장은 이번 방문에서 "정보 공유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익명을 요청한 미국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번 방문이 반격 작전과 관련해 전술적 조언을 해주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었으며, 정보 관련 현안 논의가 주된 목적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들은 번스 국장에게 반격 작전 계획을 설명해주고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대한 탈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반격 작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낼 경우 향후 어떤 협상에 임하든 더 나은 협상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한다고 번스 국장에 설명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도 번스 국장의 키이우 비공개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고 연말까지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벌일 것이란 입장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에 정통한 소식통 3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번스 국장 등에게 가을까지 상당한 영토를 탈환하고, 포병과 미사일 시스템을 크림반도 경계선에 근접하도록 이동하며, 우크라이나 동부로 더 진격할 것이란 자신감을 피력했다고 WP는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는 위협을 느낄 때만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CIA는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계획을 번스 국장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논평을 거절했다.
번스 국장은 이번 방문에 앞서서도 전쟁 발발 이후 주기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번스 국장이 바그너 그룹 반란 사태가 마무리된 후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무장반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접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연설에서 직접 "우린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2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그너 반란에 서방 국가가 연루됐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혀 서방 측의 우려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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