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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유족들 눈물 "겨우 이거 하나가 너무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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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유족들 눈물 "겨우 이거 하나가 너무 감사해"

유족들 "특별법 정쟁 법안 아니다 … 내 자식 어떻게 죽었는지 아직도 몰라"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발의 2개월여 만에 국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가운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던 유족들은 "이제 한 걸음"이라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특별법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직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소희를 밝혔다.

유족들은 지난 4월 3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국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래로 약 3개월간 국회행진, 전국순회 등 제정 촉구 운동에 매진해왔다. 특히 희생자 고(故) 박가영 씨의 어머니 최선미 운영위원과 고(故) 이주영 씨의 아버지 이정민 부대표는 지난 20일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유족들은 "(이번 가결은) 국회가 책임지고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최소한의 약속"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회가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법안 심의에 나서겠다고 결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감회를 전했다.

이날 신속처리안건 지정은 야당 측 184명의 찬성(재석 185명에 찬성 184표, 반대 1표)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태원 특별법은 참사의 정쟁화"(윤재옥)라 주장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유족들은 "특별법은 정쟁이 아니"라며 이어질 법안 심사에 대한 국민의힘의 참여를 당부했다.

11일째 단식을 진행 중인 최 운영위원은 특히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태원 특별법이 정쟁법안이라 한다. 누구랑 정쟁을 할 수 있나, 협상 테이블로 나와서 의견을 나눠봐야 정쟁을 하든, 합의를 하든 할 것 아닌가" 물으며 "(유족들과) 대화 한 번 안 해보고 우리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정쟁이라 할 수가 있는 건가"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별법은 내 자식을 살려내려는 법이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들의 법안"이라며 "(특별법에 따라) 재발방지 대책이 나오면, 당신들 모두의 자식들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특별법 제정의 취지를 다시 설명하기도 했다.

역시 단식 중인 이 부대표는 "내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단지 단식밖에 없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분했다"라며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 법안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하고, 이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 저희는 계속 묵묵히 한걸음씩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이날 신속처리안건 지정의 소감을 밝혔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태원 특별법은 앞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 심의를 거치고 처리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여야 모두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라며 "날마다 회의를 열어서라도 최대한 국회에서 상임위 논의를 마무리하고, (희생자) 1주기 전에 반드시 통과시켜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도록 (여야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유가족협의회와 함께 특별법 제정 촉구 운동을 진행해온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측은 "(오늘 일은) 특별법이 통과된 것도 아니고, 독립적 조사기구가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사과한 것도 아니다. 겨우 페스트트랙 지정된 것일 뿐인데 유가족 분들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라며 "왜 이 가족들이 이렇게 눈물로 호소해야 하고, 밥을 굶고, 길에서 잠을 자야 하는지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 특별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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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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