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식 행사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반국가세력이 종전선언을 노래부르고 다녔다"고 말한 데 대해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 내 비판·우려 반응이 나왔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 발언이 '팩트(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며 적극 옹호에 나서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연평해전 기념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령께서 하신 발언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기에 더불어민주당이 거기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종이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 하나 가지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온다고 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안전보장은 북한의 시혜적 호의에 기대는게 아니라 튼튼한 국방력과 단합된 국민의 힘, 그리고 자유 진영과의 튼튼한 연대를 통해서 우리가 자력으로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전임 정부를 '반국가 세력'이라고 한 것이 협치의 자세가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김 대표는 "여러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수렴하겠지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적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것은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까지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자유총연맹 창립 59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선언은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된 '가짜 평화' 주장"이라며 "반국가 세력들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부르고 다녔다"고 해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당 지도부부터 평의원들까지 한목소리로 강한 반발에 나선 것은 물론, 중도·보수진영 일각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금태섭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모임 '성찰과 모색'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대통령의 연설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을 싸잡아 반국가세력이라 매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하태경 의원이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반국가 세력'이라는 센 발언이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 "보수 진영에는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장의 '간첩' 발언을 사실상 (윤 대통령이) 두둔한 것 아니냐는 일종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하는 등 우려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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