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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로 돌아가라는 윤석열 정부, 양회동이 죽음으로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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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로 돌아가라는 윤석열 정부, 양회동이 죽음으로 항변했다"

노동·청년·시민·종교·예술계, 양회동 지대장 추모제 개최 기자회견

정부의 노조탄압 기조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한 고(故)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본부 3지대장의 49재를 앞두고 노동, 청년, 시민, 종교, 문화예술 등 사회 각계 단체들이 모여 '대 윤석열 정부' 투쟁 의지를 다졌다.

전국 각계의 302개 시민단체들이 구성한 '양회동 열사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단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3일 오전 양 지대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49재가 다 되도록 정부는 고인의 의지를 전혀 듣지 않고 여전히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라며 "양회동 열사의 한을 풀고 윤석열 대통령의 반민주, 반노동 기조를 규탄하기 위해 (49재) 추모문화제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각계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정부의 노조탄압 기조에 대한 저마다의 입장을 밝혔다.

청년계 대표로 참석한 김건수 청년노동운동네트워크 대표는 특히 "(정부는) 노조를 뿌리 뽑는 게 곧 청년을 위한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저희 청년들은 지난 이태원 참사부터 양회동 열사 분신 사건까지, 사람이 죽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안 하는 윤석열 정부가 과연 청년들에게 좋은 세상을 약속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저희 청년들도 오는 17일 양회동 열사 추모제에 함께 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노조를 탄압하면서 '청년 핑계'를 대는 것에 대해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건설노조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 개최 기자회견'. 김건수 청년노동운동네트워크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한예섭)

종교계 대표로 현장을 찾은 원로 사제 문정현 신부 또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고 투쟁하면서 오늘날 노동자의 지위를 세워놓았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 와서 이걸 깔아뭉개고 옛날처럼 돌아가라고 하고 있다"라며 "이에 양회동 열사는 죽음으로 항변했다. 먼저 가신 노동투사들의 길을 이어 받아서 이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을 엎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지대장은 지난 5월 1일 '건폭몰이' 등 정부의 노조탄압 기조에 분신 항의한 끝에 사망했고, 오는 19일에 고인 사망 49일째를 맞는다.

당시 고인이 남긴 유서엔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행동은 "열사의 유지를 이어갈 것"이라며 오는 17일 대대적인 시민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동행동 측 김재하 공동대표는 "이번 추모제에는 세 가지 목적이 있다"라며 "하나는 양회동 열사의 의지를 기리는 것, 다른 하나는 열사가 그토록 염원했던 유지를 온몸으로 함께하고 있는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지지하고 엄호하는 것, 마지막 하나는 이 투쟁에 뜻을 함께 하는 이 땅의 양심세력들의 결의를 다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비정규직노동자 쉼터 '꿀잠' 운영위원장은 "그간 건설노조는 공기단축 등 안전보다 이윤을 챙기는 건설자본의 행태를 막아내 왔다. 정부의 노조탄압은 반노조 기조에 기반한 탄압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건설자본을 위한 탄압"이라며 "이런 건설노동자들의 싸움에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추모문화제에 각 분야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양 지대장 추모문화제는 지난달 3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이 현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를 기습적으로 강제 철거했고, 이 과정에서 철거에 대항하던 문화제 참가자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재 분향소는 양 지대장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저녁마다 간이분향소를 차리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계 대표로 참석한 강욱천 한국민예총 사무총장은 이날 "5월 추모문화제는 예술인들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뜻을 기리는 예술표현의 자유이자 예술행동이었다"라며 "추모를 불법으로 매도하며 폭력으로 침탈하고 방해하는 행태에 대해 윤 정부와 경찰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 개최 기자회견'. 문정현 신부가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한예섭)

공동행동은 오는 17일 오후 5시 청계광장에서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를 개최한 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행진 이후로는 각계 시민단체들의 빈소 조문이 이어진다.

공동행동 소속 황철우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활동가는 "이번 행사는 양회동 열사 추모 열기를 높이고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 부당성을 알리는 행사"라며 "17일 추모제를 시작으로 건설노조 탄압중단 집회와 범시민 열사 추모제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6~17일 열린 건설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와 관련해 서울 대림동 건설노조 사무실을 지난 9일 압수수색하는 등 양 지대장 사망 이후로도 '대 건설노조' 강경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노조 간부 및 조합원 19명이 현재 구속됐고, 이외 100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소환조사 및 영장실질심사 등을 앞두고 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이날 "건설노조는 (양 지대장 사망 이후) 40일이 넘도록 △책임자 처벌 △TF해산 △사회적대화기구 신설 등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하며 대화를 제안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금껏 아무런 대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 개최 기자회견'. ⓒ프레시안(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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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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