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가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에서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했다.
<로이터> 통신, 영국 BBC 방송 등을 종합하면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78주년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연설에 나선 푸틴 대통령은 "오늘날 문명은 다시금 결정적 전환점을 맞았다. 우리 조국에 맞선 진정한 전쟁이 벌어졌다"며 "우리는 국제 테러리즘을 격퇴했고 돈바스 주민들을 보호하고 우리의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쪽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수군사작전"으로 칭했다.
푸틴 대통령은 10분 가량 이어진 짧은 연설에서 전쟁 원인을 서방의 "길들여지지 않은 야망 및 오만함" 탓으로 돌렸다. 그는 러시아는 "평화로운 미래"를 원하지만 서방 엘리트들이 "증오와 러시아 혐오"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수군사작전에 참여한 이들이 자랑스럽다"며 "온 나라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참전 군인들을 격려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 "승리를 위해, 만세!"라며 승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연설에 이어 2차 대전 때 사용됐던 T-34 전차(탱크) 등을 동원한 열병식도 진행됐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현대식 전차를 포함해 최신 무기가 보이지 않는 등 이날 열병식에 예년에 비해 무기가 적게 동원됐다고 짚었다.
이날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순항 미사일 15기를 발사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9일 공개된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쪽 모두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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