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의 장례가 노동조합장(葬)으로 치뤄지게 됐다. 장례가 노조를 중심으로 치러지면서 노조의 대 정부 투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노조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양회동 열사의 유가족이 노조에 장례절차를 위임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건설노조는 "유가족은 열사가 염원한 건설노동자의 명예, 노동권 회복을 위해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당초 유가족은 조용히 가족장을 치르길 원했으나, 2일 추가로 발견된 열사의 유서에 따라 마지막 유지를 노조에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노동자의날인 지난 1일 양 씨는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지 하루만에 숨졌다.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소속인 이 건설노동자는 검찰로부터 채용 강요 등 혐의로 조사를 받아 왔으며 "죄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니 자존심이 허락되지가 않는다"는 유서를 남겼다. (관련기사 : 노동자의날, 尹정부 '노조탄압' 항의하며 건설노동자 분신)
전날 추가로 공개된 양 씨의 유서에서 그는 "윤석열의 검찰 독재 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며 "항상 동지 분들 옆에서 힘찬 팔뚝질과 강한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적었다. (관련기사 : 일부 공개된 분신 노동자 유서 보니…"먹고살려 노조 가입, 억울하고 창피해")
건설노조는 "열사가 노조에 '꼭 승리하여야만 합니다',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주세요'라고 유언을 남김에 따라 유가족도 열사의 마지막 유지를 위해 노조에 장례절차를 위임하는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유가족에게 양회동 열사에 대한 장례절차를 정식으로 위임받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건설노조는 "장례기간은 현시점에서 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양 씨의 장례가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지는 만큼 정부 '노조탄압'에 대응해온 노조의 투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조합원 약 5000여 명이 상경 투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 조합원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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