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대해 "일본에 벌거벗고 다 내줬다", "납득이 안 가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23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냥 아주 검찰총장 식으로 한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그냥 화끈하게 다 줄게' 이런 식으로 한 것 아닌가"라며 "외교 참모들도 다 있고 그 사람들도 '이렇게 하시면 굉장히 우리 국민들 정서에 반합니다'하고 다 얘기를 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도대체 납득이 안 가는 행동을 한 것 아니냐"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고뇌 끝에 국익을 위해 내린 결단임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유 전 총장은 "우리 국민들 중에 얼마가 그 말에 동의하겠느냐"며 "국가적인 자존심을 다 던져버린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유 전 총장은 "김대중-오부치 얘기도 나오지만, 이 기시다 정권은 아베의 추종 세력"이라며 "여긴 그 정권들(오부치·하토야마 등 역대 내각)하고는 그 사고방식부터 세계관이 다른 사람들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금이라도 영장심사 나가라"
유 전 총장은 친정인 민주당 상황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기소는 이 대표의 결백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며 "뭔가 화끈한 거 하나가 드러나면 몰라도 지금까지 기소한 게 선거법, 무슨 배임, 이런 것을 가지고 (기소하면 국민들은) 정적에 대한 탄압으로 볼 것"이라고 감쌌다.
그러면서도 "검찰이 무도한 탄압을 하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해도 많은 국민들은 좀 의심을 하고 있지 않느냐"며 "한 번 당당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 기각될 확률도 꽤 높다고 하더라, 한 번 그렇게 당당하게 맞서보는 게 본인 지지율도 그렇고 당 지지율도 올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이 대표에게 주문했다.
그는 "이 대표의 대선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굉장히 불만이 많은데 무슨 계양을 가서 배지를 달고, 지방선거를 망쳐놓고, 또 대표가 되고… 사실은 기본적으로 그때 대표를 안 하고 쉬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저렇게 자꾸 체포 영장이 오는데 뭐 '오랑캐가 쳐들어온다' 이런 비유 자체가… 누가 그걸 지금 오랑캐 쳐들어온다고 보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영장 청구가 들어오면 저는 지금도 한 번 (영장실질심사를) 받아볼 필요는 있지 않은가 보인다"고 고언했다.
그는 다만 "대표직 내려놓으라는 얘기는 대안이 마땅치 않아서 대개 들어간 것 같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하며 "(대표가 물러나면) 지금 전당대회를 치러야 되니까 대충 한 가을까지는 좀 지켜보자는 쪽으로 흐름이 잡힌 것"이라고 했다."지금 당장 물러가라는 것보다는 인적 쇄신이나 하고 그런 속에서 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인적 쇄신의 폭과 방향에 대해 그는 "어쨌든 지금 이 대표의 제일 약점은 남의 말을 안 듣는다는 거 아니냐. 근데 요새는 꽤 소통을 하는 모양이더라"며 "얼마나 말을 좀 들을지 그건 지켜봐야겠다"고만 했다.
"의원 숫자 늘리는 게 권한 줄이는 것…전원위 잘될 것"
한편 국회가 논의 중인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 유 전 총장은 "국회의원 수 늘리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고 하는데, 난 그것까지도 그냥 이번에 전원위원회에서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총장은 "정치 불신, 정치 혐오가 크니까 도대체 국회의원 수 늘리는 것에 대해서 국민적인 반감이 큰데, 사실은 국회의원 숫자를 늘려 놓으면 (개별) 국회의원의 권한은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국회의원을 한 50명, 100명으로 줄였을 때 국회의원의 권한은 지금보다 훨씬 더 크다. 사실은 국회의원 숫자를 좀 늘려놓는 게 그 권한이 더 줄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대통령이 하나이기 때문에 저렇게 권한이 큰 제왕적 대통령 아니냐"고도 했다.
그는 "보좌관 수를 줄이고 국회의원 하나당 드는 예산은 오히려 더 줄일 수 있으면 줄이거나 동결하고라도 의석 수를 늘리는 게 비례성·다양성을 확보하는 데…(좋다). 지역구를 그렇게 줄일 수가 없으니까"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전원위를 통한 선거제도 개혁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들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도 저는 될 것 같다"고 희망적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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