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 전당대회 상황과 관련, 1차 투표에서 김기현 후보가 과반 득표로 승리하지 못하고 결선투표로 가게 되면 그 자체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상황과 관련해 "아직 가늠이 어렵다"고 했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6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과연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서 국민의힘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이것이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전반을 지배한 '윤심' 논란에 대해 "아쉽다"며 "사실은 대통령께서 대표 선출에 대해서 아무런 의사 표시를 안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간혹 가다가 의사 표시가 나왔기 때문에 결국 '윤심'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지금 김기현 후보가 '윤심'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하기 때문에, 김 후보가 만약에 이번에 1차 투표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그 자체로서 당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결선투표에서 김 후보가 대표로 선출된다고 하더라도?'라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렇더라도 역시 당이 종전같이 대통령의 의중대로 따라가지 않았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입장에서 상당히 거북스러운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당 상황과 관련 "정당이라는 것은 소위 일부 소수 사람의 반대 의견도 들어줄 수 있어야지 그 정당이 안정적으로 갈 수가 있는 거지, 항상 무슨 만장일치해서 순종하는 사람들만 데리고 (한다면) 정당이라는 것은 발전을 못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내년 총선 상황에 대해 "사실 중간평가 성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2년을 집권을 한 다음에 선거를 하기 때문에, 여당도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윤 대통령의 마지막 3년 임기도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야당은 현재 170석 가까운 의석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 현재 야당의 내재적 여러 문제를 놓고 봤을 때 그런 의석을 다시 얻기는 그렇게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여야 간의 총선 전선을 과반 확보, 즉 150석을 기준으로 둔 셈이다.
그는 총선 전 정치권 신당 창당이나 분당 전망과 관련해서는 "분당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분당이 될 것 같으면 현역의원들이 그룹으로 빠져나가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현역의원도 선거를 앞두고서 그런 모험을 하리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분당 가능성이라는 것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짚었다. 그는 "공천이 끝난 다음에 탈당을 해서 출마하면 별로 의미가 없다. 사실 제3의 세력이 생기려면 금년 여름부터는 최소한 시작이 되지 않고서는 내년 선거를 준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조언에서는 "지금 당선된 지 이제 딱 1년이 되지 않았느냐"며 "제일 바람직스러웠던 것은 정치적으로 여야 간의 협의를 잘해서 대통령이 바라는 바가 이행될 수 있도록 했으면 가장 좋았을 텐데, 대통령이 야당을 별로 상대하려고 하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지 않겠나"라고 그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다만 현안인 한일 간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항상 과거에만 묻혀서 살 수는 없는 건데 미래를 위해서 일본이든지 한국이든지 어느 정도의 양보를 하지 않을 것 같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이 될 수가 없다"면서 "이제 우리가 옛날과는 달리 비교적 경제적으로나 여러 측면에서 자신감이 생겼으니까 일정한 제스처도 취할 수 있는 그런 단계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정부 입장을 옹호했다.
그는 "과거에만 자꾸 집착하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한다면 언제인가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풀 수밖에 없지 않나"라면서 다만 "지금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인한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은 각오를 해야 한다. 그 반발을 어떻게 진정시킬 것인가는 윤 대통령의 정치적 능력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노동개혁' 의제에 대해서도 그는 쓴소리를 했다. 그는 "우리가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은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를 처리하는 것과 노동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별개의 사항"이라며 "노동조합의 기득권을 뺏는다고 해서 청년 일자리가 생기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노동조합의 불법 문제는 법률로 해결할 문제이고 본질적으로 노동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조합법 자체가 현실에 있어서 맞느냐, 안 맞느냐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소득 분배가 정상화를 찾을 것이냐, 그러기 위해서 노동개혁을 (해야 하는데 그 가운데) 노동조합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냐, 이런 것이 분명히 나타나야 하는데 그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여러 가지 개혁안들이 많은데, 확실한 설계가 되어 있으면 정부가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개혁을 해서 국회를 밀어붙여야 야당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따라오는 거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아무런 구체적인 안이 없이 무슨 노동개혁이다 교육개혁이다 연금개혁이다 할 것 같으면 그거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의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에 대해서는 "그 직책을 임명하는 과정 속에서 현명치 못한 판단을 하지 않았느냐"며 "몰랐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정도를 '몰랐다'고 적당히 변명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잘못한 건 시인을 해야지 그걸 '나는 몰랐었다' 하는 식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금 보면 여러 직책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검찰 출신이 주로 많이 지금 거론이 되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이 보는 인상이 별로 그렇게 좋지 않은 것"이라며 "그런 것은 가급적이면 좀 탈피를 해야 하는데 (…)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자기가 거느리고 있던 검사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그런 인사가 이루어지지 않나 이렇게 본다"고 했다.
한편 야당 상황과 관련해서 그는 "민주당은 지금 이재명 대표하고 이 대표를 반대하는 다른 의원들, 그룹들하고의 여러 가지 혼란이 당분간은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그러나 내년 총선을 생각할 것 같으면 당의 장래를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합리적인지 본인들 스스로가 찾아내야 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서는 이 대표가 스스로 결심을 해서 선거를 대비해 줄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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